[책마을] 나노공학 창시자가 예언한 인류 미래
나노(nano)란 그리스어 '난쟁이'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가리킨다. 나노미터 크기의 극초미세 원자를 인간에게 유용한 구조로 재조립하고 배치하는 장치를 만든다면 제조 공정은 훨씬 정밀해지며 그 어떤 물질보다 튼튼하고 가벼운 물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들면 생산비용이 저렴해지며 상상을 초월하는 기능도 갖게 된다. 의학과 바이오산업에 접목하면 인류를 노화와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창조의 엔진》은 나노과학의 창시자 드렉슬러가 21세기 새로운 물질혁명을 예견한 책이다.

나노테크놀로지란 물질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완벽하게 통제함으로써 상상조차 못한 신물질을 창조해내는 궁극의 기술로 일컬어진다. 30년 전 저자가 처음 제안할 당시에는 무시당했던 이 극초정밀 제조기술이 전자 · 화학 등의 분야에서 하나씩 현실화되면서 이제는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식량문제 등에 대한 해법으로 떠올랐다.

인류가 필요한 거의 모든 물리적 제품을 나노공학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과학계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영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나노기술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나노공학이 축복뿐 아니라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물질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이 장치가 스스로 증식해 지구를 뒤덮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나노공학의 미래 이야기가 정말 흥미진진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