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엄마아빠가 돈없다고 할때 가난하다고 느껴요"
우리 아이들은 ‘가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www.childfund.or.kr)은 세계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 234명을 대상으로 가난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234명 중 72명의 학생들은 ‘가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이란 질문에 ‘돈이 없는 사람’, ‘돈이 없어 물건을 사지 못하는 것’, ‘돈을 벌지 못하는 것’ 등 돈과 관련한 직접적인 답변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에 거지, 지하철 노숙자, 아프리카 등을 가난과 관련해 떠올렸으며 나 자신이라고 꼽은 의외의 답변도 있었다.

‘스스로 가난한다고 느낄 때가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설문에 답한 초등학생 3명중 1명 꼴(33.8%)로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나의 보호자가 돈이 없다고 할 때(16.1%)’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낀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에 대해 ‘돈을 벌지 않고 게으름을 피워서(31.5%)’, ‘직장을 잃어버려서(27.6%)’, ‘잘 배우지 못해서(17.7%)’ 등 가난의 원인을 대부분 개인 탓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가난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는 ‘돈을 벌 수 있도록 직업을 준다(49.6%)’라는 답변이 전체 의견 중 과반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부자들의 많은 기부(20.9%)’, ‘어른들에게 이야기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도록 한다(19.1%)’는 의견을 제시했다.

‘친구가 부자라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라는 질문에 ‘좋은 집에 살 때’ 라고 75명(32.6%)이 응답해 아이들 사이에서도 집이 부자의 기준이었다. 이외에 63명 (27.4%)은 ‘먹고 싶거나 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살 때’라고 답했고, 44명(19.1%)은 ‘좋은 물건을 갖고 있을 때’라고 응답했다.

이외에 가난한 곳으로는 아프리카(51.3%)에 이어 북한(27.4%)을 두 번째로 꼽아 북한을 최 빈곤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어린이재단 이서영 홍보 팀장은 “많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며, 게으르거나, 혹은 잘 배우지 못해서 등 개인의 문제로 가난이 야기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또 가난을 물질적인 것과 결부시키는 경향이 높아 가난과 빈부격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