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오는 11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안드로이드폰 신제품을 발표한다. 삼성은 행사 초대장에 '뭔가 큰 물건(Something BIG)이 온다'는 표현을 썼다. '넥서스 프라임'일 가능성이 크다. 이 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차세대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안드로이드 4.0)'를 탑재한다. 구글은 삼성 행사장에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11일이면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장례식 직후다. 장송곡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애플을 향해 대포를 날리는 셈이다. 넥서스 프라임은 안드로이드폰 메이커들에 표본으로 제시하기 위해 구글과 삼성이 공동 개발한 '레퍼런스폰'이다. 안드로이드 샌드위치를 탑재한 넥서스 프라임이 '큰 물건'으로 드러날 경우 애플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구글과 삼성의 공동 행사는 잡스가 떠난 애플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애플은 그동안 매출,이익,시가총액 등에서 잇달아 신기록을 경신해왔다. 그러나 구글 삼성 노키아 등이 총공세를 가해오는 시점에 총사령관을 잃었다. 곳곳에서 백병전이 벌어지고 있어 전열을 가다듬을 틈도 없다.

애플이 타깃으로 정해 특허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 진영에서는 함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삼성은 3분기에 2700만~29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은 전체 휴대폰 판매 대수에서도 8500만대를 기록해 선두 노키아(8800만대 추산)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대만 HTC도 놀라운 실적을 거뒀다. 3분기 이익이 186억5000만대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3분기에 비하면 68%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1358억2000만대만달러로 1년 전보다 79.1%나 증가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최근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폰을 일제히 내놓았다. 삼성 갤럭시S2 4G,HTC 레이더4G,LG 옵티머스 LTE,팬택 베가 LTE 등이다. 반면 애플이 최근 발표한 아이폰4S는 LTE를 지원하지 않는다. 전략적 판단에 따라 배제했을 수도 있지만 LTE폰 경쟁에서는 일단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기선을 제압당한 형국이다.

연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 OS '망고'(윈도폰 7.5)를 탑재한 '망고폰'도 쏟아져나온다. 노키아는 26일 런던에서 '노키아월드'를 열고 '시레이'를 비롯한 망고폰을 대거 선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한 후 처음 내놓는 윈도폰이다.

난공불락이던 태블릿 시장에서도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킨들 파이어'가 아이패드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이데이터소스에 따르면 킨들 파이어의 첫날 예매 대수는 9만5000대에 달했고 이후 하루평균 2만대씩 팔리고 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