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큰손, 중소형 우량주 '쇼핑' 나섰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성우하이텍이 27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외국계 창구를 통한 꾸준한 매수세 유입이 이 종목을 2년7개월여 만에 가격제한폭까지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반도체 등 코스닥 우량주 투자 전력을 갖고 있는 노르웨이중앙은행이 최근 5.13%를 취득했다고 신고한 것이 성우하이텍 매수 경쟁에 불을 붙였다.

성우하이텍 외에 아비스타 현대미포조선 CJ오쇼핑 극동유화 대동공업 서한 등도 최근 국내외 '큰손'투자자들의 집중 구애를 받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묻지마 투매'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틈을 타 국내외 '큰손'들은 중소형 우량주를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큰손들,'쇼핑' 타이밍 저울질

외국인은 이날 오랜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개인들이 쏟아낸 물량을 소화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660억원,코스닥시장에서 2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성우하이텍을 비롯해 차바이오앤 티케이케미칼 기륭전자 서울반도체 에이프로테크놀로지 제이콘텐트리 서한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성우하이텍은 이달 들어 하루 빼고는 연속 순매수로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지난달 말 20.51%에서 21.67%로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 두산인프라코어 아시아나항공 등 최근 낙폭이 컸던 개인 선호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렸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폭락 후 제한적 상승을 반복하면서 상당수 중소형주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역사적 정점에 달하고 있다"며 "실탄을 확보한 외국인 등 '큰손'에는 돌발 악재만 없다면 최고의 쇼핑 찬스"라고 말했다.

◆단순 투자일까,경영참여 의도일까

싱가포르 소재 템플턴자산운용은 최근 의류업체인 아비스타의 보유 지분을 17.15%에서 18.15%로 늘렸다. 아비스타는 'BNX''TANKUS' 등의 의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업체로 최근 중국 소비 관련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템플턴은 지분 확대를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외국계 장기 투자자로 꼽히는 JF애셋은 최근 주식 매집으로 현대미포조선의 주요 주주가 됐다. JF애셋은 장내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을 이날 현재 5.03%까지 확대했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시가총액 수준은 이 회사가 보유 중인 지분 가치 2조6000억원과 현금성자산 8000억원을 합친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과도한 주가 하락이 외국인의 매수를 유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큰손'투자자들도 주식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농부'로 불리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이달 들어 수차례 추가 매수를 통해 대동공업 보유 지분을 12.55%까지 늘렸다. 박 대표는 참좋은레져 와토스코리아 등 5% 이상 보유 종목만 6개에 이르는 큰손 투자자다. 박 대표는 "시장이 공포에 휩싸여 주가가 폭락할 때 적정 가치 이하로 싸게 살 수 있다"며 "더 사지 못해 오히려 아쉽다"고 말했다.

아이베스트투자는 지난 6월21일 극동유화 5% 보유 신고를 한 후 꾸준히 주식을 매집,지난 26일 보유 지분이 12.42%까지 늘어났다. 극동유화는 특수 윤활유,방수용 시트,아스팔트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아이베스트투자 측은 지분 확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안재광/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