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돌핀' 같은 플라스틱 시계가 시장에 쫙 깔렸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시계는 '메탈감'을 가진 명품시계 뿐입니다. (스마트폰도) 똑같진 않겠지만 결국 디자인 싸움으로 고부가 제품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사진)는 지난 23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공장에서 향후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스마트폰의 금속 부품 채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최근 금속부품의 채택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외관과 내장재에 들어가는 금속부품을 제조하는 에스코넥의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에스코넥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 498억원과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지만 매출액은 30% 증가하면서 외형성장을 이뤘다.

에스코넥의 주력제품을 생산하는 안성공장은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느라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도금을 맡고 있는 안산공장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스코넥 부품이 적용된 삼성전자의 제품은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주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태블릿PC에도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에스코넥은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가 새로 출시한 노트북에도 두랄루민을 공급하면서 제품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에스코넥은 현 추세를 이어가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 6월에 발표한 매출목표치 1250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846억원보다 47%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박 대표는 "초기 휴대폰에서 최근 스마트폰까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왔다"며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부품 공급을 늘려 2011년 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스마트폰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력 있는 에스코넥에 주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갤럭시S, 갤럭시S2)가 국내 는 물론 유럽과 미주시장까지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애플의 아이폰5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급성장하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품을 공급하는 에스코넥의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아이폰5에 대항하는 제품들에도 에스코넥의 금속부품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3분기부터 성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4월부터 팬택과 소니에릭슨 등 거래처 다변화 노력이 성과를 거둬 향후 실적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신규거래처를 통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새로운 사업 영역 진입 등 사업 확대와 거래처 다변화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금속물 내∙외장재 기술력을 세계에 알려 거래처를 늘려가겠다"며 "해외시장에서 손색없는 IT제품 내∙외장재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회사의 실적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청도에 위치한 자회사 중국공장(삼영전자유한책임공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106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보였다. 1분기 60억원이었던 매출은 2분기 47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1억5000만원, 1억3000만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온라인 취업포털 서비스업체 커리어넷도 2분기 매출증가와 수익성개선을 이뤄냈다. 커리어넷 역시 1분기 18억원이었던 매출액이 33억원으로 83%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4억원으로 흑자를 냈다.

이 같은 자회사의 성과로 에스코넥은 연결기준 전체 상반기 매출액 593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액이 54% 늘었다.

에스코넥은 주력사업인 휴대폰 내외장재 부품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가정용 헬스케어 진단기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이르면 연말쯤 제품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