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아니면 '포스트 PC 시대'에 애플 구글 등에 밀려 점차 힘을 잃을까.

다음달 '빌드(BUILD)'란 이름의 개발자 이벤트를 개최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995년엔 윈도가 세상을 바꿨고 이젠 윈도8이 세상을 바꾼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이벤트에서 과연 세상을 바꿀 만한 혁신적인 윈도8을 공개하느냐가 관심사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이벤트는 다음달 13일부터 16일까지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9년에 윈도7을 내놓음으로써 윈도비스타로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했다. 이에 힘입어 모바일에서 애플과 구글에 주도권을 넘겨준 상황에서도 잘 버텼다. 그러나 윈도8에서도 모바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모바일과 PC 사업 모두 곤경에 처할 수 있다.

PC 운영체제(OS)와 모바일 OS는 갈수록 닮아가고 있다. 애플은 최근 발매한 라이언(맥 OS X 10.7)에 아이폰 아이패드의 터치스크린 기능을 적용했다. 맥북 등 애플 컴퓨터에서는 손가락 터치로 화면을 편하게 작동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변화를 모를 리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이벤트에서 윈도8을 PC와 태블릿 겸용으로 내놓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용으론 윈도7,스마트폰용으론 윈도폰7을 내놓았으나 태블릿용 OS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벤트에서는 윈도8 공개 시기를 밝히고 이 OS를 탑재한 시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내년에는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도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스마트폰용 OS인 윈도폰7 후속 버전에 관한 얘기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용을 겸하는 윈도8과 윈도폰7 후속 버전은 세계 최대 폰 메이커인 노키아의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노키아는 자체 플랫폼인 심비안을 버리고 윈도폰7을 주요 플랫폼으로 채택한 상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10을 공개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빌드 웹사이트에 '강력한 앱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앱 모델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써 놓았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선보인 웹 앱(브라우저에서 작동하는 응용프로그램)을 인터넷 익스플로러 10에서 실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