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100층 빌딩 '급물살' …내달 시공사 선정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해당 사업지에 들어설 100층짜리 랜드마크빌딩 건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을 4조원대에 선매입키로 한 데다 땅값 납부 3년 유예,1조3600억원 이자 감면 등 건설사들의 사업참여 조건을 파격적으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 우선협상자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대형 건설사들 간 물밑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랜드마크빌딩 '렌조 피아노'가 설계

19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시행사인 드림허브는 내달 설계자와 시공자를 선정키로 하고 구체적인 입찰기준과 일정 조정에 나선 상태다.

설계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렌조 피아노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와 영국 런던 브리지타워(306m)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렌조 피아노가 설계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상태"라며 "큰 변수가 없는 한 조만간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마크빌딩은 지상 100층(500m) 높이로 연면적은 여의도 63빌딩의 두 배(30만5836㎡)에 이른다. 층고는 롯데그룹이 짓는 '잠실 롯데수퍼타워(112층)',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뚝섬 '서울숲 글로벌비즈니스센터(110층)'와 엇비슷한 규모다. 코레일이 매입키로 한 가격은 3.3㎡당 4500만원인 4조1632억원이다. 완공 시점(2016년)을 기준으로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등 국내에서 가장 비싼 트리플A급 빌딩의 추정 가격보다 높은 금액이다. 랜드마크빌딩이 트리플A급 빌딩에 비해 10~20% 비싸게 거래되는 국제 사례를 적용한 결과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국내에는 5~6개의 트리플A급 빌딩이 있지만,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들이 인정할 만한 랜드마크 빌딩은 없다"며 "용산 랜드마크빌딩이 완공되면 규모 · 광역교통노선 등에서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적 랜드마크 등급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5대 메이저 건설사 수주전 치열할 듯

설계업체 선정과 입찰방법이 가시화되면서 현대건설 · 대우건설 · 삼성건설 · GS건설 · 대림산업 등 5대 메이저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전도 치열하다. 일단 코레일과 드림허브 간 빌딩개발사업 계약은 오는 9월7일 체결될 예정이다. 코레일은 2016년 말 빌딩 완공 때까지 단계적으로 빌딩매입 대금을 납입하게 된다. 드림허브는 이 돈으로 공사비와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금 등 사업초기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시행사인 드림허브는 다음달 시공사 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총 공사비가 1조4000억원으로 건축공사로는 워낙 큰 규모인 데다 우려했던 시공 리스크도 사라진 상태여서 '빅5 건설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드림허브 측이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시공사 지급보증은 코레일의 땅값 유예 조치로 해결됐다. 랜드마크빌딩 매각대금이 4조원을 넘는 만큼 공사비 떼일 걱정도 없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시행사 측과 잇단 접촉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드림허브는 일정 수준의 공사수행 실적과 재무능력을 갖춘 건설사를 대상으로 '제한경쟁입찰'방식을 통해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9월께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