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역(逆)J커브 효과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지난달 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8% 늘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증가율이 급락,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별로 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는 원화 기준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한국은행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액은 5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화 기준 수출 증가율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7.1%까지 상승했지만 4월 20.3%,5월 14.0%,6월 2.1%로 급격히 떨어졌다.

원화 기준 수출 둔화는 원 · 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수출 물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환율하락 폭이 커지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출 증가율이 달러로 계산한 수출 증가율에 훨씬 못 미친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품질 제고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를 극복했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최근 빨라져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 역(逆)J커브효과

역J커브는 환율이 하락하는 초기에 수출이 잠시 증가하지만 결국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수출이 감소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환율이 오를 때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증가세로 돌아서는 'J커브'의 반대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