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각본을 쓴 애런 소킨과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던 제시 아이젠버그가 잇따라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페이스북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거버그의 창업 과정을 다룬 영화다.

소킨은 22일 칸 국제광고제에서 "나는 트위터도 싫어한다. 인생은 복잡하다.하지만 소셜미디어는 빠르기만 할 뿐 깊이가 없다"고 페이스북 탈퇴 이유를 밝혔다.

영화에 참여하면서 페이스북에 가입하게 된 제시 아이젠버그는 "페이스북이 추천해준 친구 목록에 내 여동생의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다. 페이스북이 어떻게 그녀를 찾아냈는 지 모르겠다. 즉시 페이스북을 탈퇴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전문 통계 사이트인 인사이드페이스북이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5월 미국과 캐나다의 페이스북 탈퇴자 수는 모두 700만명에 이른다.

포브스와 미국 CNN은 이런 현상을 'SNS에 대한 피로감'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UCLA가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이라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전자매체를 이용해 빠르게 소통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상호 대화 기술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구글 검색창에서도 'dele'만 검색하면 'dele Facebook'(페이스북 삭제)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31일 미국 페이스북 가입자 3만여 명이 집단 탈퇴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 개인정보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오며 31일을 '페이스북 중단의 날'로 정하고 탈퇴를 촉구하는 '큇페이스북 데이닷컴'(QuitFacebookday.com)을 운영해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연말 회원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바꿨다. 기본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던 출신학교와 거주지 등 프로필을 공개 항목에 포함시킨 것이 화근이었다고 지디넷은 분석했다. 최근에는 사용자 간 대화를 제3자가 몰래 볼 수 있는 '버그'(프로그램 오류)까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이 더 커졌다.

이에 대해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달 24일 정보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워싱턴포스트(WP)에 올리기도 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