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서 '뜨는 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지는 해'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RIM)을 앞질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5일 발표한 1분기 휴대폰 시장 점유율 조사 보고서를 통해 서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29%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 상승한 반면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하락,28%로 주저앉았다. 양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41%였으나 1년 새 20%로 반토막났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2.5%에서 12.1%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연구원은 "노키아는 유럽에서 가장 잘나가는 브랜드지만,트렌드를 이해하고 빠르게 움직인 건 삼성이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갤럭시S'를 필두로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을 집중적으로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유럽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10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0.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의 4.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안드로이드폰의 유력 주자 대만 HTC도 지난해 1분기 4.9%에서 8.9%로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올 1분기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9960만대로 1년 새 99.6% 성장했다. 이 가운데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의 비율은 35%였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애플은 RIM을 제치고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업체에 올랐다. 애플은 1분기에 187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는 데 성공하며 시장점유율을 15.7%에서 18.7%로 끌어올렸다. RIM의 블랙베리 판매량은1390만대로 정체상태를 보였다. 시장점유율은 19.1%에서 14.0%로 5% 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IDC의 이번 발표를 계기로 노키아에 이어 RIM의 몰락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RIM의 블랙베리는 편리하고 빠른 이메일 · 메시지 관리 기능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시장을 열었지만 떨어지는 하드웨어 성능과 OS의 폐쇄성으로 인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부족 등으로 점차 외면받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