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금융기관에 풀린 현금이 5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영업일 기준으로 열흘 동안 금융기관 등을 통해 시중에 5조8천681억원을 공급했다고 1일 밝혔다.

환수액을 뺀 순발행액은 5조882억원으로,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4조8천202억원이었던 설 전(前) 화폐 순발행액은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에 3조1천687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4조1천78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특히 올해는 기업 실적이 좋아진 데다 증시 호황과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순발행액이 9천804억원(23.9%) 많아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조군현 한은 발권기획팀장은 "금융기관이 받아 간 현금은 고객의 인출 수요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여느 때보다 세뱃돈이 두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화폐 공급이 늘어난 것은 설 연휴가 지난해 3일이었지만 올해는 5일로 길어진 영향도 있다고 조 팀장은 덧붙였다.

권종별 순발행액은 1만원권이 2조8천4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4% 증가했고, 5만원권도 1조9천916억원으로 14.1%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2조804억원이, 비수도권에 3조78억원이 공급됐다.

한은은 이번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화폐 공급량 가운데 대략 절반이 설 연휴가 지나고 영업일 기준으로 10일내에, 나머지 절반은 2~3개월 안에 다시 환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