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키넥트 vs 무브 비교체험…'용호상박'
다양하고 몰입감 있는 '소니 PS 무브'…아이부터 어른까지 쉬운 이용 'MS 키넥트'

온몸을 움직여서 게임을 즐기는 '동작인식게임기'가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360 키넥트'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3 무브'는 닌텐도의 위(Wii)가 주춤한 틈을 타 60일 만에 전 세계에서 각각 800만대, 410만대 이상 팔렸다.

동작인식게임기를 대표하는 두 기기이지만, 기본 콘셉트부터 장단점까지 다르다. PS 무브는 한 차원 높은 '게임성'을 내세운 반면, 키넥트는 온 가족이 즐기는 '오락성'을 앞세웠다.

PS 무브는 정교함과 정확성이 특징이다. 컨트롤러(조종기)를 이용, 손의 떨림까지 정교하게 반영하며 상하좌우와 앞뒤의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읽어낸다.

MS 키넥트는 컨트롤러가 없다. '몸이 곧 조종기'라는 콘셉트로 전신의 몸동작을 그 자체로 읽어들인다. 게임을 처음 접해본 사람이라도 따로 조종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리뷰] 키넥트 vs 무브 비교체험…'용호상박'
◇ 공간의 깊이까지 실감나는 'PS 무브'

지난해 9월 출시된 PS 무브는 비디오 게임기 PS3용 동작인식 컨트롤러다. 정확한 인식 성능이 장점이며,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동작인식 기기 가운데 반응이 가장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하좌우 뿐 아니라 손목의 각도 변화 같은 미세한 움직임에도 반응한다.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 센서, 자기 센서 등이 탑재됐지만 무게는 145g에 불과하다.

PS 무브를 손에 들고 카메라 보조장치인 'PS 아이' 앞에 서서 TV를 보며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PS 아이 카메라는 PS 무브에 달려 있는 고무공(스피어)에서 나오는 빛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 오차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이에 더해 상반신과 얼굴에 대한 특징점을 파악, 전체적인 몸동작도 계산한다.

빠르게 던지고, 때리고, 날리고 싶으면 실제로도 그렇게 움직여야 한다. 화살을 쏘고 싶으면 정확하게 조준해야 하고, 적을 때리려면 가볍게 팔을 뻗는 게 아니라,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려야 제대로 동작한다. 강약을 조절해서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야 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몰입감도 높다.

게임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캐주얼 장르부터 혼자서 영화를 보듯 즐기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까지 다양하다. 또 게임에 따라 몸을 움직여야 하는 정도를 조절할 수가 있어서 부담이 덜하다.

PS 무브 전용 격투 게임인 '더 파이트'는 한손 또는 양손에 컨트롤러를 들고 서서 화면 속 적과 일 대 일로 싸우는 게임이다. 직접 움직이다 보니 게임 캐릭터가 강해질수록 내 자신도 강해질 것 같은 만족도도 여느 게임보다 크다.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PS 무브지만, 초보자는 버튼이 많은 컨트롤러 사용법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또 이용자 수만큼 컨트롤러를 따로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 '거실의 허브' MS 키넥트

지난해 11월 출시된 MS의 키넥트는 컨트롤러가 필요 없는 최초의 동작인식게임기다. 화면 앞에 서서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모든 조종이 가능하다.

몸을 조종기로 사용하는 콘셉트 덕분에 키넥트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서는 '혁신제품상'을 받았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CES 2011 기조연설에서 게임기 키넥트를 가리켜 "거실의 허브"라고 선언했다.

가족용 오락기구 키넥트는 설치부터 이용까지 쉽고 간단하다. 전원을 켜고 화면 앞에서 몸을 움직이는 게 전부다. 예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면서 왼손을 30˚가량 들면 메뉴 화면으로 이동한다. 게임에 따라 손을 가로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한 지점에 손을 몇 초간 두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키넥트 만의 특징은 몸 전체를 하나의 지도처럼 그려서 인식하는 점이다. 세 개의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몸 동작을 최대한 정확하게 반영한다. 중앙 RGB 카메라와 양쪽의 카메라 두 개를 통해 신체의 48개 지점에 특징점을 설정, 점들의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폐쇄적인 운영방식으로 유명한 MS가 이례적으로 키넥트 개발 소스를 게임 개발사 등에 공개한 점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다. 키넥트에 최적화한 게임 뿐 아니라 TV 리모콘을 대신하거나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등의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게임 종류에 따라서 인식 속도와 정확성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게임은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추가 비용은 없지만 여럿이 즐기려면 상당히 넓은 공간이 필요한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 PS 무브 vs MS 키넥트, 어떤 것을 고를까?

[리뷰] 키넥트 vs 무브 비교체험…'용호상박'
두 기기는 장단점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같이 즐길 사람과 공간의 크기, 비용 등을 고려, 이용 목적에 따라 골라야 한다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몰입감 높은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PS무브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놀이거리가 필요하다면 MS 키넥트가 좀 더 어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브와 키넥트로 각각 어떤 게임을 즐길까도 중요한 선택 요소다. PS 무브는 '전용 게임', '대응 게임' 등으로 나뉘어 있어 선택이 폭이 상당히 넓은 편이다. 키넥트는 PS 무브의 것보다 가벼운 게임(캐주얼)들이 많아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리뷰] 키넥트 vs 무브 비교체험…'용호상박'
PS 무브 전용 게임은 무브가 필수인 게임들로, '더 파이터'와 탁구, 양궁, 디스크 골프, 검투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챔피언', '에코크롬2' 등 10여종 이상이 국내에 정식 발매됐다. 대응 게임은 일반 컨트롤러나 PS무브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다. 국내에는 아들을 납치한 살인범을 찾는 미스터리 게임 '헤비 레인'과 총싸움게임 '타임크라이시스 레이징스톰',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드는 '리틀빅플래닛2' 등이 출시됐다.

국내에 출시된 키넥트의 게임들은 가벼운 게임들이 많다. 급류타기와 심해 다이빙 등을 즐길 수 있는 '키넥트 어드벤처'와 사용자의 체형 변화를 확인하며 운동을 도와주는 '유어 쉐이프', 장애물 달리기와 비치 발리볼, 축구 등 팀 대결을 펼칠 수 있는 '키넥트 스포츠' 그리고 레이디가가, 솔저보이 등을 포함한 유명 가수들의 노래 90여곡과 600여개의 안무가 들어있는 '댄스센트럴' 등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