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20대 같아요!, 그 추천 제가 클릭한 겁니다!
직접 하기 민망한 아부, SNS로 편안하게 할 수 있어

인터넷 업체 A사 신입사원 강민경씨(26)는 지긋한 나이의 직장 상사와 매일 얼굴을 맞대면서 고민이 많다. 실력이 물론 중요하지만 관계 관리도 멀리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상사는 늘 근엄한 표정. 시간은 흐르지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강씨는 최근 자신의 상사가 위치정보기반 SNS '아임IN'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곧장 아임IN을 다운 받아 상사가 이 SNS에 남기는 흔적인 '발도장'마다 댓글을 남기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상사가 이용하는 스마트폰용 SNS의 프로필 사진이 바뀐 것을 또 놓치지 않았다.

"부장님, 20대인 줄 알았어요. 아드님 사진은 아니죠?"라며 신속하게 결정타를 날린 것.

강씨는 "얼마 전에는 상사의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을 추천하는 발도장을 남겼더니 '사회생활 잘 하는 신입 사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며 "직접 얼굴을 보고 하기에는 민망한 애교나 칭찬도 SNS를 통해서는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B사로 직장을 옮긴 정재윤씨(32)는 '아부의 고수'다.

정씨는 상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업데이트 할 때마다 호응을 표현하는 '좋아요' 버튼을 클릭한다.

그는 "기부와 달리 아부는 눈에 보이게 해야한다"며 "'그거 제가 한 겁니다'라고 생색내기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니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또 "그저 버튼 하나 클릭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상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글에 공감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유대관계 형성에 좋다"며 "SNS가 유용한 사회생활 도구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스마트폰 1600만 시대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교류가 활발해지며 직장인들 사이에는 SNS에서 아부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상사가 이용하는 트위터, 페이스북, 위치정보기반 SNS(LBSNS)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상사가 남기는 글에 반응을 보내거나 좋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인맥 관리도 손쉽게 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 이른바 'SNS 아부족'이다.

임현정 KTH 사업협력팀 과장은 "최근 직장 내에서 상사가 SNS를 이용하면, 이에 따라 아임IN 이웃 및 트위터 팔로잉 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잡코리아가 국내외 기업에 재직중인 남녀 직장인 122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성인 남녀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