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선 동방신기, 신곡 내도 '시끌' … 한류 놓치나
아시아를 호령했던 5인조 동방신기가 두 패로 나뉘어 제 갈길로 떠났다. 2인조 동방신기(유노윤호,최강창민)와 3인조 JYJ(재중,유천,준수)가 독자 활동을 공식 선언하면서 재결합 가능성은 멀어졌다. 양측은 최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활동 계획을 공개했다. 이로써 2004년 5인조로 데뷔한 동방신기는 기존 이름을 고수한 두 명의 멤버와 JYJ란 이름으로 떨어져 나온 세 멤버가 제각각 활동하게 됐다.

동방신기에서 세 멤버가 탈퇴한 뒤 공백기를 가졌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최근 2년3개월 만에 동방신기란 이름으로 신보 '왜(Keep Your Head Down)'를 발표하며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최강창민은 오는 24일 SBS TV '파라다이스 목장'으로 드라마에 데뷔한다. 유노윤호도 해양경찰 드라마 '포세이돈'에 캐스팅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탈퇴한 세 멤버 재중,유천,준수는 지난해 10월 JYJ를 결성하고 월드와이드 음반 '더 비기닝(The Beginning)'을 발표한 뒤 아시아권과 미국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들은 올해부터 활동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했다. 우선 JYJ의 준수는 다음 달 1일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천국의 눈물'에 출연한다. JYJ는 오는 24일 뮤직 에세이 '데어 룸스(Their rooms)'도 출간한다. 지난해 11월 첫 국내 콘서트 때 선보인 멤버들의 자작곡과 직접 쓴 글을 담은 에세이로 일본 판로를 다시 뚫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동방신기의 일본 음반사인 에이벡스는 세 멤버와 사업하지 않겠다고 밝혀 JYJ의 일본 판로는 막힌 상태다. JYJ는 국내 방송가에도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로 분류돼 출연이 금지돼 있다.

양측이 독자 활동 계획을 밝혔지만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 최근 동방신기와 JYJ가 각자 내놓은 노래 가사가 서로를 비방하는 의미로 일각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양측 팬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측은 모두 서로를 겨냥한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JYJ의 신곡 '삐에로'에는 '난 너의 삐에로 정말로 웃겨,너에게 다 바쳐~자유를 알고 싶어~감옥 같은 그때 추억하기 싫어'란 내용이 담겨 있다. 곧 나올 뮤직 에세이의 수록곡 '이름없는 노래 파트1'도 작사자인 유천의 심경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관심거리다.

동방신기의 신곡 '왜' 중 '난 참아내고 내 자릴 지켜,넌 정말 예쁘지만 너무 다른 너의 속이 난 너무 두려워~니가 없다면 난 무너질 거라 믿겠지,예전부터 넌 그건 착각이라고'란 내용이 마치 JYJ의 곡에 대한 답가처럼 들린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JYJ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과거에도,지금도 동방신기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동방신기도 기자회견을 갖고 즉각 반박했다.

"세 멤버가 너무 멀리 갔어요. 우리 둘은 동방신기의 틀을 벗어난 적이 없고 그 자리를 지켰어요. 무리를 벗어난 새들이 우린 아직 그 무리에 있다고 얘기하는 건 모순인 것 같아요. "

아시아 최고 그룹인 동방신기의 분열은 한국 가요계의 손실로 평가된다. 동방신기는 일본 오리콘이 집계한 '아티스트 종합 매출 랭킹'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2009년 3위,지난해 2위에 올라 아시아 최강을 입증했다. 그러나 쪼개진 동방신기가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동방신기 같은 팀을 육성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이 팀의 분열은 한류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