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가 28일 오전 6시 전남 이남 공해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조지워싱턴호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턱밑까지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항모 전단에 도발할 경우 조지워싱턴호에 탑재한 함재기가 10분 안에 평양을 공격할 수 있는 거리다. 한 · 미 연합 항모강습단은 이날 충남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까지 올라갔고 항공기의 실무장 폭격과 함포사격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주 · 야간 24시간 체제로 진행되며 지난 7월 동해상에서 실시된 '불굴의 의지' 훈련보다 고강도로 이뤄진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北 도발 땐 10분 내 평양 공격 가능

[北, 연평도 도발] 바다엔 '조지워싱턴' 하늘엔 '조인트 스타즈'…北에 무력시위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조지워싱턴호는 미 해군에서 가장 큰 니미츠급 항모 6번(CVN-73)함이다. 2008년 8월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배치돼 일본은 물론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9만7000t에 달하며 길이만 360m,폭 92m다. 각종 안테나 등이 설치된 함교(艦橋)까지 높이가 81m로 20층 빌딩과 맞먹는다.

소형 원자력 발전소 2기를 갖춰 연료공급 없이도 20년 동안 운항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30노트(시속 55㎞),승무원은 6100명이다.

화력은 유도 지대공 미사일 램과 함대공 미사일 시 스패로,근접방어기관포 팰렁스를 장착했다. 작전반경이 무려 1000㎞에 달한다. 갑판은 1만8211㎡로 축구장 3개 크기다. F-18 슈퍼호닛을 비롯해 호크아이 조기경보기,나이트호크 헬기,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 80여대의 항공기들이 포진해 있다. 합참 관계자는 "전투기들은 출격 명령이 떨어지면 2초 안에 속도를 시속 220㎞까지 끌어올리며 이륙한다"고 했다.

◆운용비용 1년에 3000억원

F-18 전폭기로 잘 알려진 슈퍼호닛은 공중전과 지상전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열 감지기와 야간 투시기능을 이용해 야간작전도 전개할 수 있는 최신예 전투기다. 전투 반경은 최소 500㎞다. 공중급유를 받으면 1000㎞도 가능하다. 이번엔 주일 미군에 배치된 RC-135 정찰기와 최첨단 F-22 전투기(랩터)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는 여차하면 북한 전 지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정찰 · 감시장비도 북한을 속속 들여다 본다. 항모에는 순항거리 1000㎞ 이상인 토마호크 미사일 수백기가 실려 있다. 이지스 방공망은 1000㎞ 내 어떤 것도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해군 전력을 능가하는 화력이다. 한 해 유지비는 인구 6만명의 지자체 1년 예산과 맞먹는 3000억원에 달한다.

◆세종대왕함 참여

우리 해군에서는 최신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한국형 구축함(KDX-Ⅱ),대잠항공기(P3-C) 등이 동원됐다. 한 · 미는 이번 훈련을 끝내고 북한의 태도 여부에 따라 한 차례 더 연합훈련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우리 해군 최초의 7600t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의 활약도 주목된다. 2008년 12월 취역한 세종대왕함은 SPY-1D(V) 레이더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동시에 1000여개의 표적 탐지 · 추적이 가능하고 그 중 20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무장으로는 5인치 주포 1문과 근접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함대함,함대공 등 120여기의 미사일과 장거리 대잠어뢰를 보유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지난 7월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해상화력지원 훈련에서 7개국의 해군 함정 19척 가운데 유일하게 오차합계가 100m 이내인 75m를 기록,가장 우수한 함정으로 꼽히기도 했다. 세종대왕함이 전력화된 뒤 한 · 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