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어제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한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일부 네티즌들이 지난해부터 집요하게 주장해온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도무지 대중적 스타의 학력을 악의적으로 문제삼아 이것이 결국 사회문제화되고,사법기관이 외국 대학에 학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것은 한마디로 나라 망신이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번 일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음을 물론이다. 그런데도 아직 경찰 발표를 불신하는 네티즌들도 없지 않고 보면 한마디로 익명성에 숨은 인터넷 폭력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익명성을 악용한 일부 네티즌들의 인터넷 폭력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인기 연예인의 경우 근거없는 악플 공격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빚어지는 상황이다. 이들은 어떤 진실과 증거도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일단 부정하는 성향까지 보이고 있다. 심지어 북한의 소행임이 분명한 천안함 폭침사건에까지 끊임없이 근거 없는 의혹을 부풀리며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을 더 이상 일부 악플러들의 놀이터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이들이 왜곡해 만든 일부 여론이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전파되면서 마치 정론(正論)처럼 비쳐지고 수용되는 것을 놔둘 경우 어떤 부작용이 빚어지고 어디까지 그 여파가 확산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폐단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규제 여론이 비등하다가도 포털사이트 등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법적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인터넷 산업을 위축시킨다'는 논리에 밀려 흐지부지되는 탓이다. 한때 법제정이 추진되다 결국 보류되고 만 '사이버 모욕죄'가 대표적이다.

차제에 정부는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련기관은 인터넷 폭력 방지에 필요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확산으로 통제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폭력적 게시물이나 자극적 악플조차 방관하는 포털에 대한 견제장치도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인터넷의 주인인 네티즌들이 스스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이 진정한 의미의 열린 공간으로 자리잡으려면 정부 등의 외적 통제와 규제에 앞서 네티즌들의 자율 규제와 정화가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터넷 폭력은 고스란히 네티즌들에게 화로 돌아온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