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시장이 심상찮다. 지난달 2일 미국과 유럽의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브라더가 신제품 11종을 출시하며 국내 진출을 발표했다. 엡손도 같은 날 잉크젯 복합기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맞불을 놨다. HP도 역시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 전략을 알리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프린터 회사 3곳이 한날 한시에 전략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이 이렇게 가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프린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 규모는 4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8% 늘어난 수치다. 국내 프린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지만 레이저 프린터와 복합기 위주로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유지비 낮추기 경쟁 돌입

최근 주요 업체에서 내놓은 프린터 및 복합기의 화두는 두 가지다. 저렴한 유지비와 다른 기기들과의 조화였다. 브라더와 HP는 저렴한 유지비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엡손과 삼성전자는 뛰어난 디자인에 작은 사이즈 제품들을 소개하며 차별화하고 있다. 빨라진 속도와 향상된 인쇄 매수는 기본이다.

브라더는 토너와 드럼이 분리돼 있어 환경 물질을 절감해주는 친환경 복합기를 내놨다.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지만 유지 비용이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실용적인 A4 사이즈로 양면 인쇄,팩스,복사기,스캐너,전화 등까지 모든 기능을 하나의 기기로 제공해 준다. 브라더는 A4 복합기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앞으로 일반 프린터와 컬러 레이저 시장까지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주력 제품(MFC-7340/ MFC-7450)은 인쇄,팩스,복사,스캔의 모든 기능을 하나로 해결해 준다. 분당 최대 22장의 출력이 가능한 22?e의 인쇄 속도를 출력대기 시간을 없앴다. '분리형 토너와 드럼'을 통해 더 빠르고 경제적인 소모품 교체가 가능해 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사용자가 토너를 여러 번 교체하는 동안 드럼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리소코리아는 고속 출력으로 생산성은 높이고 유지비는 저렴한 풀 컬러 디지털 프린터 'Comcolor 9050A'를 선보였다. 최고 150?e의 고속 출력이 가능한 컬러 프린터로 장당 풀 컬러 25원,흑백 8원(A4차트 소비자가 기준)이 들도록 했다. 앞장부터 바로 인쇄가 되는 출력 방식이며 최초 데이터 출력 시간을 8초 이하로 줄였다. 스캔도 분당 40장까지 가능하다. 일반 레이저 프린터의 70% 이하 전력만 소비한다.

◆쏟아지는 프린터 · 복합기 신제품

한국HP의 레이저젯 프린터(P1102)는 자동 켜짐,자동 종료 기술을 탑재해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달 중 국내 시장에 스마트 프린터를 출시할 계획인데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HP 앱스토어에 접속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할 수 있다.

스마트 프린터는 유 · 무선 디지털 기기로 진화했고 콘텐츠를 직접 출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HP의 'HP 인디고 W7200 디지털 프레스'는 240?e의 컬러 프린트 속도,960?e의 흑백 출력 속도를 자랑한다. 전 모델 대비,페이지 출력 장당 소요 전력을 최대 40%까지 절감한다. 온 프레스 오일 재활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미지 및 출력 오일이 추가되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엡손은 세련된 검은색의 작고 날렵한 잉크젯 복합기 2종(Epson ME OFFICE 960FWD/900WD)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에 발표된 비즈니스 잉크젯 복합기는 유지비가 저렴하고,잉크젯 프린터의 한계인 속도를 대폭 개선했다. 장당 80원대의 출력비용으로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할 때 보다 50% 이상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 최대 38?e(흑백/컬러 동일)의 레이저 프린터보다 빠른 속도로 출력이 가능하다. 개별 대용량 플러스 잉크 카트리지를 탑재해 필요한 색만 교체가 가능하고 표준용량 대비 최대 4배까지 출력이 가능하다.

국내 프린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선보였다. 삼성이 발표한 레이저 프린터는 세계 최소형 크기로 좁은 책상 위에서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크기는 가로 388㎜,세로 313㎜,높이 243㎜에 무게는 11㎏에 불과하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