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창업투자(대표 김현우)가 올 들어 메인 투자(최대 투자자로 참여)한 두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대부분의 창투사들은 배급사들의 메인 투자작에 보조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드물게 메인 투자자로 나선 경우 흥행에 실패했다.

박중훈과 정유미가 주연한 저예산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7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160%의 수익을 냈다. 이달 개봉한 저예산영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15만명 · 상영 중)도 최소 1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두 영화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한 보스톤창투는 투자사를 찾지 못해 떠돌던 두 영화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하게 리스크를 떠안았다. 특히 '김복남…'은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수상 혜택과 HD제작지원금 3억원을 받았지만 메인 투자사를 구하지 못해 제작에 난항을 겪었다. 보스톤창투의 투자로 완성된 이 영화는 칸영화제 등에 초청되면서 해외 4개국에 선판매됐다.

배급사로부터 외면받아 사장될 뻔했던 두 작품을 창투사가 살려낸 드문 사례다. 저예산을 투입한 '다양성 영화'를 살리는 데 창투사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보스톤창투는 그동안 '괴물'과 '디워' 등 대작에 보조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저예산 영화에 메인 투자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작에도 투자를 늘렸다. 중국 여배우 탕웨이와 현빈이 주연하는 '만추',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 파더'에 투자했고 내년 초 미국에서 개봉하는 장편애니메이션 '다이노맘'에도 160억원의 총 제작비 중 40억원을 선제투자했다.

김현우 보스톤창투 대표는 "한국 영화시장에서 마이너 역할에 안주해오던 창투사들이 변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글로벌 영화시장을 개척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