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자들의 연령은 어려지고 있고,그들의 범죄는 더 잔인해지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자신의 범죄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도 없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해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신속하고도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그리고 법과 제도를 정비하지 못한다면,우리는 갈수록 흉악해지는 청소년 범죄와의 전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청소년 범죄 심층 보고서 《한계의 끝(Das Ende der Geduld)》을 탈고하고 지난 6월 말 숲속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키르스텐 하이직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다. 사망하기 전까지 지방법원 판사면서 청소년 범죄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급진적인 생각과 교육이 부족한 일부 이민자들의 문화 때문에 독일 내에서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청소년 범죄의 실상을 전달하고,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제시한 이 책은 그의 갑작스럽고도 의문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청소년 문제에 대한 독일인의 관심은 다른 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육학자면서 '패밀리랩(Family Lab)'이라는 가족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예스퍼 율은 지난 3월 선보인 《사춘기(Puberty)》라는 책을 통해 사춘기 청소년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이 책 또한 종합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요즘 청소년들이 방황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부모의 무관심이라며,부모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모호하고 불분명한 기대를 하기보다는 자녀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고 단호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가 상담한 수많은 사례에 따르면,문제가 있는 가정은 부모와 자녀 모두가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고,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한다.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해가고 미래를 향한 꿈을 키워가야 할 시기면서도,동시에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자존감이 부족해질 수 있는 청소년기.질풍노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독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두 권의 책 모두 "너희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내가 너희를 이해하고 있다"는 마음가짐과 태도로 그들과 마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 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