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는 국내에 85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패스트푸드 1위 업체다.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판단한 이 회사는 6년 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중국에 24개,베트남에 70개의 매장을 각각 열었다. 그러나 일본에는 점포를 열지 못했다. 롯데리아의 지분을 18.8% 보유한 일본롯데리아가 영업 중이기 때문이었다.

일본롯데리아는 일본 패스트푸드 업계 4위다. 패스트푸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번 철수한 전력이 있는 버거킹을 2007년 들여와 '버거킹재팬'을 세웠다. 그러나 경쟁 브랜드 두 개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버거킹의 부채는 200억원까지 쌓였다. 결국 일본롯데리아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친인척'인 롯데리아(한국)에 버거킹을 맡아 달라고 제의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버거킹재팬'을 일본롯데리아로부터 지난달 말 인수했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에 부채를 모두 떠안는 조건으로 100엔(주당 1엔)에 인수했다.

이미 적자 상태인 버거킹을 두고 '내부 거래'가 이뤄진 것은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는 롯데리아와 부실 사업을 떼어내려는 일본롯데리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시장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일본롯데리아와 브랜드가 겹쳐 진출하지 못하다 버거킹 인수 제의를 받았다"며 "버거킹을 통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다른 브랜드를 통한 진출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리아가 진출한 중국과 베트남엔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커피 매장이 각각 7개와 3개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롯데리아를 운영한 노하우로 문제점을 빨리 파악하고 기존 점포의 손익을 개선해 버거킹을 일본 내 최대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