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두만강 유역에 '초(超)국경 경제협력특구' 설립을 추진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근 방중으로 북 · 중 경협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온 중국의 첫 행보다. 중국은 창지투(창춘 · 지린 · 투먼) 선도구 개발사업을 북 · 중 경협과 연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포함한 더 광범위한 경협이 추진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샤오준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1일 창춘에서 열린 '다투먼(大圖們)제안회의'에서 "두만강 유역의 경제발전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초국경 경제협력구 설립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 부부장은 "현재 두만강 유역에서 이뤄지는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몽골 등 관계국 간 변경무역으로는 협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초국경 경제협력구가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다국적 자본을 유치함으로써 북 · 중 경협의 실효성을 높이고 중국의 북한 식민지화라는 비난도 비켜간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부장은 초국경 경제협력구와 관련,구체적인 구상까지 공개했다. 반(半)관영통신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이 부부장은 관련 당사국들이 공동으로 역내 철도와 도로 항구 등을 잇는 교통망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특구가 설치되면 외항으로 나진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김 위원장 방중 직후 두만강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지린성 창춘에서는 2일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가 개막됐다. 6일까지 이어질 이 박람회에는 한국 러시아 미국 영국 등 70여개국 30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북한에서도 2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80여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 · 중 간 경협 가속화는 북한과 중국이 손잡고 6자회담 재개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북한 나선특별시가 이날 중국 훈춘(琿春)의 해운업체와 해상 운송 합작 협약을 체결했다.

훈춘중롄(中聯)해운공사와 나선시,나진항,나선대외운수회사는 이날 오후 제6회 동북아무역박람회가 열리는 중국 창춘(長春)에서 이같이 나진항 컨테이너 운송선 공동 운항에 합의했다.

중롄과 나선시는 우선 나진-칭다오(靑島)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을 운항키로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