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집중분석] '포스퀘어' '아임IN' 모르면 장사도 힘들어지나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50대 이상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게 하나 있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소문을 내는 모습이다. 요즘 트위터 화면을 들여다보면 'I'm at 버드나무집','I'm at 바른세상병원'이랄지 '코오롱타워에 발도장 쿡!','제주벤처마루에 발도장 쿡!'과 같은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포스퀘어나 아임IN 사용자들이 올린 글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의 위치를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릴까? 직접 이용해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요상한 서비스가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올 들어 일부 얼리어답터들이 포스퀘어를 사용하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KTH(파란)가 내놓은 아임IN이란 서비스가 하루 평균 7000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포스퀘어는 작년 3월 미국에서 출범한 신생 기업.서비스 이름도 포스퀘어다. 직원은 20여명,이용자는 200만여명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야후가 1억25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임IN은 지난 7일에야 서비스를 시작했다. 좋게 말하면 '한국형 포스퀘어'고 심하게 말하면 '포스퀘어 클론(짝퉁)'이다. 그런데 보름 만에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누적 다운로드 9만6000건을 기록해 우리나라에서는 단숨에 포스퀘어에 근접했다. 공식으로 가입자를 집계하는 곳은 없지만 KTH 측은 비슷하다고 추산한다.

포스퀘어나 아임IN을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뜨고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 아니다. 음식업소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퀘어나 아임IN 이용자들은 자신이 들른 곳에 체크인 또는 발도장을 남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평가다. '맛 없고 불친절한 집'이라거나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는 글이 자꾸 올라오면 장사를 계속하기 어렵다.

포스퀘어에는 '니어바이 팁'이라는 게 있다. 포스퀘어 사용자들이 남긴 인근 업소에 관한 촌평이다. 어디에서든 스마트폰으로 포스퀘어에 접속하면 인근 업소들에 대한 촌평이 뜬다. 이걸 훑어보고 A업소로 갈지 B업소로 갈지 정한다. 친구가 남긴 촌평도 볼 수 있다. 아임IN에서는 반경 100m에서 100㎞ 이내의 업소에 대한 평가를 볼 수 있다. 특정 업소에 대한 평가만 따로 볼 수도 있다.

포스퀘어에서는 특정 업소(지역)를 가장 많이 체크인 한 사람이 '메이어'가 된다. 체크인을 많이 하면 다양한 배지도 받는다. 아임IN은 다음 달 포스퀘어 '메이어'와 비슷한 '캡틴'이란 기능을 도입하고 9월 이후에는 배지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자영업자들은 체크인(발도장)을 많이 한 고객이나 메이어(캡틴)가 된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20일 애플 앱스토어에 포스퀘어나 아임IN과 비슷한 '다음플레이스'라는 앱을 올렸다. 포스퀘어와 똑같은 이름의 '체크인'이란 기능이 있고 '메이어' 대신 '에이스'란 용어를 사용한다. 주변 사람이나 친구들이 남긴 글(이야기)을 읽고 자신도 글을 남기는 등 포스퀘어나 아임IN과 비슷하다. 체크인을 많이 하면 '식객' '커피마니아' '야행성' 등의 배지를 받는다.

따지고 보면 포스퀘어든 아임IN이든 다음플레이스든 명승지에 '홍길동 다녀가다'라고 낙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맹수가 오줌으로 자기 영역을 표시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원초적 본능을 활용해 주목받는 서비스가 포스퀘어고 아임IN이고 다음플레이스다. 이런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위치정보 노출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