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세계 경제의 더블딥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중국 경제 회복을 떠받쳐온 제조업 경기의 확장세가 둔화되고 부동산 시장도 급랭하면서 세계경제가 긴장하고 있다. 대만 인도 호주 등 아시아 신흥국의 지난달 제조업 지수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글로벌 경기침체로부터 탈출이 과속방지턱에 걸렸다"(월스트리트저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는 그간 상대적 과열에 따른 조정 성격을 띠는 것으로 더블딥 우려는 과도하다는 경제학자들도 적지 않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중국 남방일보는 2일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11.9%의 성장률을 기록한 올 1분기가 경기 정점이었다고 진단하는 경제학자도 있다"고 보도했다. HSBC가 전날 발표한 중국의 지난달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PMI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세계 제조업 성장세 둔화] 中 제조업지수 14개월만에 최저…"성장엔진이 식어간다"
부동산 시장도 냉각되고 있다. 상하이에서 상반기 신규 분양된 주택 면적은 357만㎡로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했다. 최근 5년래 가장 작다고 상하이데일리가 전했다. 지난달 상하이 주택가격지수도 전달보다 17포인트 떨어진 2565로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중국의 지난 5월 자동차 판매도 119만4700대로 전달 대비 13.95%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남방일보 등은 중국의 경기둔화 배경으로 △신규 투자와 은행대출 억제 △부동산 긴축 △위안화 절상△406개 품목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 폐지 등 일련의 긴축 조치를 꼽았다. 도이체방크의 마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건전한 연착륙을 향해 열기를 식히고 있다"며 "단지 불투명한 세계경제 전망 탓에 금융시장에 비관론이 쉽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중국의 경착륙은 부동산 긴축으로 건설이 일제히 중단되거나 유럽과 미국의 성장둔화로 수출이 급격이 약화될 때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기둔화로 중국 당국자들이 통화긴축 위안화절상 부동산긴축 임금인상과 같은 정책에서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고 남방일보는 진단했다.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가격감시센터의 류만핑은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면 더블딥에 빠질 수 있지만 출구전략을 쓰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아시아 신흥국들의 제조업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HSBC가 발표한 대만의 지난달 PMI는 전달의 57.4에서 53.8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인도 PMI도 57.3으로 1.7포인트,호주는 52.9로 3.4포인트 각각 밀렸다. 인도 중앙은행은 통화 · 재정 보고서에서 "(주요국) 통화당국자들이 성장과 인플레이션 간 균형을 유지하는 세심한 출구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