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티 시바 "韓 기업실적 개선으로 저평가"

크레디트스위스(CS)는 22일 세계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시장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CS 글로벌 이머징 마켓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인 삭티 시바는 이날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경기 지표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영국 리보 금리와 미국 국채 수익률 간의 격차인 TED 스프레드 등을 볼 때 경기 후퇴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그는 TED 스프레드를 '더블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제시하면서 TED 스프레드가 지난 3월 중순 0.10%에서 현재 0.47%로 상승했지만, 리먼 사태로 급등했던 2008년 10월의 4.6%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의 TED 스프레드 평균 역시 0.50%로, 현 수준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도 지난 90년간 1981년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더블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따라서 신흥시장이 10~15% 하락한 뒤 다시 강력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시장 주식을 추가 매수할 것을 권했다.

그는 세계 경기가 연착륙한다는 가정하에 주목해볼 만한 시장으로는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한국을 꼽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기업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은 7% 상향 조정돼 아시아 시장 평균 3.5%를 크게 웃돈다"면서 "코스피지수가 오르기는 했지만 기업 이익을 감안하면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말했다.

게다가 원화도 저평가돼 있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국내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집중 매도하면서 순매도 규모가 시가총액의 0.7%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제 이러한 우려가 잦아든 만큼 외국인 매수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MSCI) 선진지수 편입 실패와 관련해서는 "선진시장 편입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이머징시장에서 한국은 작은 시장에서 큰 플레이어 역할이지만, 선진시장에 편입되면 큰 시장에서 작은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