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에 간 로버트 페리(12)는 지난해 4월 승마를 즐기다 낙마해 심한 뇌손상을 입었다. 현지인들은 몽골의 의료 수준이 낮아 가망이 없다고 얘기했다. 부모들이 다른 병원을 알아보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삼성서울병원을 소개받았다.

페리는 전용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 병원이 운영하는 응급헬기로 갈아타고 병원에 이송됐다. 대수술과 석 달간 입원치료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얼마 전 꾸준한 재활치료로 건강을 되찾아 다시 말을 타면서 잘 지낸다는 감사 편지를 삼성 의료진에게 보내왔다.

삼성서울병원 국제진료소는 소장인 이문향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7명의 한 · 미 양국 면허 전문의가 국내 거주 외국인은 물론 해외환자들에게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외국인 진료센터다.

1995년 개소해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치고 별관 2층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더 나은 인프라와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오픈한 삼성두바이메디컬센터에도 국제진료소 의료진 두 명이 파견 나가 중동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국제진료소는 24시간 국제 응급 콜 서비스에 가입,위급상황에 빠진 외국인 환자를 언제라도 치료한다. 1996년엔 아시아 · 태평양지역에서 유일하게 미국 백악관 이송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자원봉사자 또는 의료통역이 진료 안내를 맡는다. 신속한 예약과 진료 수납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와 본원과의 유기적 협진을 통한 중증질환자 치료는 국제진료소의 핵심 서비스다.

이에 힘입어 2005년부터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14개 민간보험사와 주한미군 등 55개 외국인 단체,회사,학교 등과 지불보증계약을 맺고 보험가입자와 해당기관의 직원 및 자녀들을 치료해주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총1만3346명(입원 477명 포함)을 치료했다. 무엇보다 의료관광 목적으로 방문하는 해외거주 환자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국적별로는 러시아와 미국이 가장 많고 영국 몽골 호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