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전만 200억…SBS 월드컵 광고 '대박'
2010 남아공월드컵을 단독 중계하고 있는 SBS가 12일 한국과 그리스전 중계로만 200억원 이상의 광고 수입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방송 · 광고업계에 따르면 그리스전 경기 중계는 실제 경기 90분과 응원 프로그램 100분을 포함해 총 190분 동안 방영됐으며 여기에 편성된 19분간의 광고가 매진됐다. 산술적으로는 15초당 9207만원인 광고가 76개 판매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 광고는 다른 프로그램에 붙는 14개 광고와 함께 3억8000만원짜리 패키지(묶음 판매)로 구성돼 있다. 업계는 이를 근거로 그리스전 광고 판매 수입을 218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할인율을 적용한다 해도 가상광고 수입으로 상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광고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그리스를 2-0으로 격파함에 따라 한국과 아르헨티나전 광고도 매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관망하던 기업들이 14일부터 광고 매수 주문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SBS가 월드컵 '광고 대박'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SBS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전,한국과 나이지리아전 등 32강전 3경기의 순수 프로그램 광고 수입으로만 600억원 이상을 벌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200억원 이상의 추가 광고 수입이 예상된다. 여기에 북한전 3경기 등 월드컵 경기가 총 64개나 돼 광고판매 금액은 1000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SBS는 당초 광고판매대행사인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이번 남아공월드컵 중계의 광고재원(최대 판매 예상액)을 1300억원으로 제시했다. SBS가 월드컵 광고 목표치에 도달하면 지난달 대비 세 배 이상의 광고 수입을 올리게 된다. 지난달 방송3사의 광고판매액은 1862억원(한국방송 634억원,문화방송 802억원,SBS 425억원)이었다.

또다른 방송광고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 광고 판매비율은 독일월드컵(81%)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이 경우 SBS의 순익도 당초 예상치 110억원에서 200억원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은 치솟는 시청률에 근거한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한국과 그리스전의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으로 59.8%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70.8%까지 올랐다. 전반전은 59.0%,후반전은 67.2%였다.

이날 경기 시청률은 TNmS가 집계한 역대 월드컵 경기 중 여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높은 시청률 덕분에 광고 시청률도 덩달아 치솟았다. 전반전과 하이라이트 사이의 광고 시간대 시청률은 무려 44.1%에 달했고 하이라이트와 후반전 사이 광고 시간대에도 37.9%를 기록했다.

이는 최고 흥행 드라마 시청률과 맞먹는 수치다. SBS에서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 '이웃집 웬수'의 4주간 평균 CM블록 광고 시청률 5.1%보다 무려 7~9배나 높다.

반면 KBS와 MBC의 뉴스 프로그램과 광고 시청률은 급락했다. 'KBS 뉴스9'은 시청률 6%,'MBC 뉴스데스크'는 4.7%에 그쳐 평소보다 10%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