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중국통'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사진)이 수행해 관심이 쏠린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5차례 방중에서 2차례(2000년,2001년) 수행했으며 당시는 국제부장 자격이었다.

김 부장은 현재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이 외자유치를 위해 올초 설립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초대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 실세다. 대풍그룹은 북한의 수출입은행과 국가건설은행,국가투자신용보험회사를 운영하며,철도 · 농업 관련 25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향후 5년 내 1200억~1500억달러의 외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김 부장의 이번 방중은 중국의 대북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잇달아 외자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며 "김 부장은 일단 평양 10만호 주택 건설 사업을 위한 투자 및 외자 유치를 위해 중국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부장은 이번 방중에서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양국 수뇌부 사이의 '메신저'로 유명하다. 김 부장은 당 국제부에 오래 근무하면서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들과도 인연이 깊다. 왕 부장은 2000년 9월 대외연락부 부부장에 오른 뒤 김 부장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올 들어 라선시를 '특별시'로 제정하고 라진항을 중국에 개방하는 한편 대풍그룹과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는 등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외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혈맹 사이인 북한과 중국은 외교부 간 공식 채널보다 '당 대 당' 교류라는 독특한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