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프렌차이즈] 퇴사 6개월전 아이템 정해…"유사 브랜드 장·단점 비교는 필수"
"빵가게 쉽게 생각하면 큰코 다쳐요. 브랜드가 좋다고 장사가 다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

경기도 분당에서 파리바게뜨 시범단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지찬씨(39 · 사진)는 "장사의 성공 열쇠는 본인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있지만 점주가 매장에서 직접 땀을 흘려야 손님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현동 우성프라자에 있는 132㎡ 규모의 이 점포는 수도권에서도 매출 최상위권에 드는 매장이다. 하루 매출은 400만원이 넘는다. 순이익을 묻자 정씨는 "회사 다닐 때 월급보다 2~3배는 된다"고 귀띔했다. 정씨는 올해로 자영업 경력 3년차인 초보지만 지난해 본사에서 우수 가맹점에 주는 '베스트숍'에 뽑힐 정도로 장사를 잘한다.

"좋은 회사 다니다 그만둘 때는 밤잠 못 자고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졌고,나이가 더 들면 독립하기 어려울 것 같아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공기업 K사에서 기획업무를 맡았던 정씨는 '내 가게'를 하기로 결정하고 2007년 초 사표를 썼다. 퇴사 6개월 전 '베이커리'로 창업 아이템을 확정하고 목 좋은 매장을 찾아 다녔다. 남보기에 떳떳한 업종이고 매장이 깔끔해 부부가 함께해도 좋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파리바게뜨 등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창업설명회에 여러 차례 참가했다. 매장을 운영하는 지인들도 찾아가 브랜드별 장 · 단점을 체크했다. 기존 점주들은 "가게에 '올인'할 각오가 없다면 빵집은 꿈도 꾸지 말라"고 조언했다.

정씨가 점포 개설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2억5000만원 정도.10여년간 회사에서 모은 돈을 모두 투입했다. 4월 개점에 앞서 한 달 동안 본사에서 받은 점주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 베이커리를 운영할 수 있는 제빵 기술과 경영 마인드를 익히는 계기였다. 회사 측에서 반가공 상태인 생지를 공급하고 판촉 프로모션을 해주지만,점포 실적은 주인 능력에 달려 있어 운영 노하우는 스스로 익혀야 한다고 정씨는 말했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까지이지만 부인과 함께 일하고,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며 정씨는 밝은 표정이다. 주인이 매장에서 하루종일 직원을 관리하고 고객을 친절하게 응대하면서 단골이 꾸준히 늘고 있다. 처음 연 매장이 잘 되자 정씨는 지난해 초 매장을 2배로 확장했다.

"자영업은 운영의 모든 것을 혼자서 책임져야 해서 스트레스가 샐러리맨보다 많습니다. 그래도 이왕 하려면 젊을 때 시작하는 게 낫죠." 예비 창업자에게 조언을 달라고 하자 정씨는 "적어도 1년 이상 준비하고 시작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리 시장이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빵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늘어나 시장이 커지고 신도시가 계속 생겨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신규점을 열어도 장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