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상향 조정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2010년 아시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5.2%,내년 4.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ADB가 지난해 12월 내놓았던 4.6%보다 0.6%포인트 높은 것으로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ADB는 "한국의 수출 전망이 밝고 내수도 살아나고 있다"며 "민간 부문의 소비와 투자가 정부 경기부양책을 대신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ADB는 한국의 민간 소비가 지난해보다 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근로자들의 상여금이 늘어나고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수입품의 가격이 하락해 구매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이 같은 전망의 근거다.

설비 투자는 상반기 10%,하반기 5% 증가할 것으로 ADB는 전망했다. 경기 회복과 함께 생산이 늘어나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건설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해 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은 중국의 내수 부양책과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반도체,LCD패널,자동차 등에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ADB는 올해 원 · 달러 환율이 연평균 1100원으로 지난해보다 15%가량 하락하겠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150억달러,물가상승률은 3%로 예상했다.

ADB는 한국의 경기 회복세에 비해 고용 사정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축소되는 데다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이 민간 부문의 고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ADB는 저출산 · 고령화와 서비스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중기 과제라며 고령 인구와 여성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고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