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5개 요소에서 큰 실수하고도 2위
28일 새벽(한국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경기장에서 열린 '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20, 고려대)가 130.49(TES : 66.45, PCS : 65.04)점을 기록했다. 129.50(TES : 67.02, PCS : 62.48)점을 기록한 아사다 마오(20, 일본 츄코대)를 제치고 프리스케이팅 1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을 털고 종합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0.30점에 그쳤던 김연아는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이번 대회를 연습한 기간은 1주일밖에 안됐고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새로운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안된 상태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는 복잡한 스텝에 이은 트리플 살코와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그럼에도,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130.49점을 기록했다. 모든 요소를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한 아사다 마오보다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기본 점수 10점 외에 무려 2.20의 GOE(가산점)을 받았다. 올림픽과 비교해 다소 무거운 몸놀림이었지만 첫 과제를 깔끔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2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더블 악셀에 이은 더블 토룹 + 더블 토룹 점프를 구사한 김연아는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2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그 다음 과제인 트리플 살코에서 실수를 했지만 트리플 러츠를 랜딩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러나 직선 스텝에 이은 더블 악셀에서 실수가 나왔다. 점프의 난이도를 떠나서 김연아의 롱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는 모든 점프 직전에 스텝과 안무가 추가됐다. 단순히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만 놓고 보면 난이도가 쉬운 점프지만 '조지 거쉰의 협주곡'에 포함된 모든 점프는 스텝과 안무 때문에 차원이 달라진다.

이 프로그램의 모든 과제가 어렵지만 특히, 트리플 살코는 가장 복잡한 스텝 뒤, 점프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랜딩을 한 뒤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안무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플립과 레이백 스핀, 그리고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큰 실수가 있었다. 레이백 스핀은 0점 처리됐고 늘 레벨4를 받던 스파이럴은 레벨1에 그쳤고 트리플 플립은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한 프로그램에서 이 정도의 실수를 범하면 매우 치명적이다. 또한, 평소 8~9점대를 찍던 PCS(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도 평균 7점대에 그쳐, 매돈 요소를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한 아사다 마오보다 7점이 뒤처졌다.

아사다 마오는 근성을 발휘하며 2번째로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라섰다. 시즌 막판에 살아난 기세는 대단했지만 완벽하게 클린한 김연아에게는 23점 차이로 패배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실수를 연발한 김연아에게 7점 차이로 승리했다.

이렇듯, 올림픽 때 승리한 김연아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는 분명 차이점이 있다. 올림픽을 마친 뒤, 동기 부여를 찾지 못해 정신적으로 방황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 준비가 매우 짧았다. 이러한 가운데에서 2위에 오르며 여전히 진가를 발휘했다.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