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이 목적이라면 팔라우로 향할 일이다. 팔라우는 괌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섬나라.물밑세상의 진면목을 즐기며 휴양하려는 이들이 첫손가락으로 꼽는 곳이다. 여러 섬 주변에 형성된 환초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물고기며 산호무리가 열대의 환상적인 바다풍경을 펼쳐보이기 때문이다.

#주황색 해파리와 밀키웨이

팔라우 여행은 락아일랜드에서 시작한다. 락아일랜드는 '다이버들의 성지'로 불리는 팔라우에서도 가장 많은 다이빙 포인트를 자랑하는 곳이다. 프로다이버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봤을 '블루코너'도 이 락아일랜드에 있다.

스노클링을 하며 물속을 살펴보는 시간도 빼놓을 수 없다. 난파 유조선 포인트가 스노클링 명소로 꼽힌다. 20~30m 깊이의 물 아래 옆으로 누워 있는 군함과 그 주변에 노니는 열대어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만큼 물이 투명하다.

말랑말랑 독 없는 해파리와 함께 하는 스노클링의 기분은 어떨까. 젤리피시 레이크를 찾으면 그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젤리피시 레이크는 락아일랜드 지역의 작은 석회암 섬인 엘 마르크 섬에 있는 소금물 호수.수백만마리의 해파리가 살고 있기 때문에 해파리 호수라고 불린다. 호수는 선착장에서 5분가량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가면 나온다. 호수에 사는 해파리는 독이 없기 때문에 맘껏 만져도 괜찮다. 해파리들은 아주 오랜 세월 호수에 갇혀 살아서 촉수로 독을 쏘는 기능이 퇴화됐다고 한다.

밀키웨이도 필수코스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섬들이 조류의 흐름을 막아줘 작은 호수처럼 평온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바닷물색도 우유를 뿌려놓은 듯 뿌옇게 보인다. 수만년에 걸쳐 하얀 산호가루가 퇴적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산호가루는 훌륭한 화장품이나 마찬가지다. 바로 산호머드팩을 즐기는 재료인 것.관광객들은 가이드가 잠수해 배 위로 올려준 산호가루를 온몸에 바른다. 산호가루는 금방 말라붙으며 피부의 노폐물을 흡수,근사한 스파에서 팩을 하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산호가루가 말랐다 싶으면 물속에 뛰어들어가 몸을 씻어내는데 피부가 보들보들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셔터만 누르면 나도 사진작가

코로르에서 남서쪽 하단에 있는 오메캉섬 인근에 형성되는 롱비치도 근사하다. 바닷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800m의 모래톱이 눈을 의심케 한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바다이고 하늘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롱비치를 걷다보면 로맨스 영화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정성을 들이지 않고 셔터를 눌러도 멋진 사진작품을 건질 수 있다.

낮에 바다에서 실컷 놀았다면,밤에는 뱃놀이를 해보자.스피드보트에 올라 밤낚시를 떠나보는 게 좋겠다. 30분가량 신나게 달려 도착하는 낚시포인트에서 낚시를 드리우면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고기들이 걸려든다.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한 마리만으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바로 잡은 싱싱한 생선으로 회를 떠서 시원한 캔맥주와 함께 먹는 그 맛이 일품이다.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 풍경이 밤낚시의 낭만을 더해준다.

팔라우 인구의 3분의 2가 사는 수도 코로르는 시골동네처럼 한갓지다. 정부기관들이 몰려 있는 팔라우의 중심이지만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코코넛 열매가 탐스럽게 열린 야자수 사이로 팔라우 원주민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것 같다.

팔라우국립박물관에 가면 팔라우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팔라우에서 발견된 5m 크기의 악어머리에서부터 주민들이 사용하던 조개화폐,구슬,그림문자 등을 조각한 스토리보드 등을 볼 수 있다. 팔라우의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세워진 시니어 시티즌 센터에서는 팔라우 노인들이 나뭇잎을 재료로 간단한 소품이나 가방 등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여행 TIP

팔라우는 괌과 필리핀 중간,마이크로네시아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섬나라다. 크고 작은 섬 340여개로 이뤄져 있다.

수도는 코로르.인구는 2만여명.미국 달러화를 쓴다. 한국과 시차는 없다. 무덥고 습기가 많다. 건기인 12월부터 6월까지 여행하기 좋다.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투어를 통해 여행할 수 있다.

하나투어리스트(1577-1212)는 '팔라우 5일/6일'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매주 목요일(3박5일)과 일요일(4박6일) 밤 11시에 출발한다.

호텔등급과 선택관광에 따라 1인당 69만9000원부터.팔라우 시내관광 포함이다. 락아일랜드,밤낚시,체험다이빙,코코넛오일마사지 등의 선택관광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