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리더가 되겠다. "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서며 'ICT 리더론'을 상세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CT 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텔레콤 월드 2009'에 참석, "한국 ICT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스마트 테크놀로지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초 취임한 정 사장이 사업부 미팅이나 기업설명회(IR)가 아닌 글로벌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사장의 글로벌 ICT 리더론은 IT(정보기술)와 ICT의 구분에서 출발했다. IT가 음성통화와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발전한 기술이라면 ICT는 '타산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진정한 융합기술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장정체에 빠진 정보통신 분야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IT에서 ICT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SK텔레콤도 더 이상 IT기업이 아닌 ICT기업으로 불러달라고 정 사장은 강조했다. ICT 전환을 위한 과제로는 스마트 기술 개발을 제시했다. ITU 텔레콤 월드 공식 스폰서 미디어인 커넥트월드 기고문에서 "스마트란 지능형 관리,감시,최적화를 통해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모든 기능"이라며 "스마트 테크놀로지는 ICT 인프라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생존력도 높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형 스마트 기술로는 그리드(grid),물류,차량,홈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오는 12월 중국에서 상용화할 모바일 텔레매틱스(MIV:Mobile In Vehicle)는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스마트 기술이다. 휴대폰으로 차량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은 물론 고장 여부,친환경 주행 등까지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 홈 기술을 적용한 사례는 유비쿼터스 도시(u-city)다.

SK텔레콤은 최근 IFEZ(인천경제자유구역)에 'Tomorrow City'를 개설하고 건강,미용을 자동 관리해주는 홈 서비스를 비롯해 지능형 가로등,신호등 등 미래 도시의 모습을 선보였다. 중국 베이징 컬처시티,판교 u-city 구축은 물론 전주 · 완주 혁신도시 설계 등 국내외 다양한 u-city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는 휴대폰으로 가정이나 빌딩의 전력 사용을 지능형으로 관리하는 각종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고,생산비를 기존 제품 대비 50% 낮춘 전자태그(RFID)칩을 개발하는 등 스마트 로지스틱스 인프라 확산에도 나섰다.

정 사장은 ITU 텔레콤 월드 행사장에서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 및 왕젠저우 차이나모바일 회장 등과 만나 ICT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스마트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회사 수익구조를 소비자 중심에서 기업 위주 사업으로 대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