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통신업계의 통신요금 인하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할인혜택을 높인 유 · 무선 요금 상품을 대거 출시해 요금인하 효과를 높인다는 게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회사들이 조만간 발표할 요금인하 방안의 골자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높은 보조금을 받는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장기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장 활성화가 필요한 무선인터넷과 소량 이용자 · 청소년 등 배려가 필요한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요금 인하 효과를 집중시킨 것도 특징이다.

◆장기 가입자 요금 낮춰준다

그간 이통사들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연간 6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쏟아부으면서도 기존 가입자에 대한 요금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장기가입자를 대상으로 음성통화료를 최대 20% 깎아주는 약정 상품을 도입한 것도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특정 이통사를 오래 쓸수록,그리고 통화를 많이 할수록 할인폭을 확대했다. 할인폭은 약정기간과 월 사용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SK텔레콤 가입자의 월평균 음성통화 요금은 3만4000원 수준이다. 10% 할인혜택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1인당 월 3400원,연간 4만800원 정도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약정기간이 끝난 후에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 기본료를 추가로 깎아줄 계획이다.

◆무선인터넷 부담 낮춘다

SK텔레콤은 11월께 기존 무선 데이터 정액제의 월 사용한도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월 1만원 요금의 데이터퍼펙트 상품의 경우 지금까지는 한 달 30메가바이트(MB)까지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1기가바이트(GB) 수준까지 쓸 수 있게 된다. 저렴한 요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LG텔레콤의 모바일인터넷 상품 '오즈(월 6000원에 1GB 제공)'와 맞먹는 혜택이다. 정액제 사용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무선인터넷 요금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다.

스마트폰에 대한 무제한 정액제 가입 제한도 없애기로 했다. 스마트폰에 대한 가입 제한이 풀리면 휴대폰에서 인터넷에 바로 접속하는 풀브라우징 등 무선인터넷 사용 빈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방통위는 이 같은 유 · 무선 할인상품이 늘어나면서 가계통신비를 7~8%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저소득층 이통료 감면 및 결합상품 판매 등을 통해 실현한 10% 인하효과까지 포함할 때 이명박 대통령의 '통신비 20% 인하' 공약 실현에 근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