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용산 국제업무지구, 서부이촌동 일부 아파트 빼고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 국제업무지구에서 주민들의 통합 개발 반대가 심한 서부이촌동 내 일부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서울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던 오 시장이 결국 주민 반대를 수용,계획을 수정키로 한 것이다. 용산구와 서울시의 방침이 단순한 엄포용이 아님을 오 시장이 밝힘에 따라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본지 8월10일자 A22면 참조

오 시장은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갖고 "법적으로 주민 동의율이 50%가 안 넘으면 (통합 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면서 "그 쪽에서 그렇게 의견이 모아졌다면 빼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하지만 통합 개발이 무산된 데 따른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당초 서부이촌동을 (국제업무지구에) 포함시킨 것은 그것을 이상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대림,성원,동원 등 한강변 아파트를 존치하고 국제업무지구를 만든다는 게 사실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그렇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이를 반대한다고 하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송득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도 이와 관련 "아직 용산구에서 지구 지정안이 공식적으로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주민 반대가 심한 대림,성원,동원 등 3개 단지는 빼고 갈 수밖에 없다"며 "아직 마스터 플랜이 나오지 않은 단계이므로 계획은 다시 수립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국장은 또 "존치를 하더라도 한강변이라는 입지를 고려해 일단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지정한 뒤 향후 도시계획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용산구는 최근 '용산 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마치고 내달께 한강변 대림,성원,동원 등 3개 아파트 단지를 존치하는 내용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

◆용산 국제업무지구를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잘 될 거예요. "

◆강변북로를 지나다 서부이촌동 대림 · 성원아파트를 보니까 오 시장 이름이 여기저기 많이 붙어 있던데.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해 드려야죠.주민들 동의율이 50%가 안 넘으면 하고 싶어도 못해요. 원치 않으면 50% 이상이 안 되겠지.그러면 무슨 수로 하겠어요. "

◆용산구에서도 3개 단지를 뺀 지구 지정안을 서울시로 올린다고 하는데 그대로 그 단지만 빼고 갈 생각인지요.

"법에 써 있는 대로 하는 거지.그거야.이상적인 건 그것을 이상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그것을 집어넣은 거예요. 그건 누구나 동의하잖아요? 그게 있는 상태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를 만드는 게 말이 되겠어요? 부가가치 측면에서,경제적 부가가치 측면에서 말이 안되는 거지."

◆지금은 제외되더라도 나중에는…


"그런데 그걸 어떤 집단에서 반대를 한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죠."

◆그러면 그 단지를 빼고 지구 지정을 하시는 건가요?


"그렇게 그쪽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그렇게 가야죠."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