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족이냐구요? 저희도 운용철학이 있습니다."

여수고래패밀리가 만든 투자법인 굿웨일즈(Good Whales)의 박현상 사장(36). 대부분의 전업투자자들은 '주식투자는 가족에게 절대 권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으지만 그는 주식투자를 가족, 그것도 처갓집에 전파해 패밀리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고 있다.

그의 패밀리는 증권사가 주최하는 투자대회에서 온갖 상들을 휩쓴 '상금킬러'다. 세간에는 단순한 '실전투자대회 다수 입상자' 정도로 알려졌지만 박 사장과 처갓집 식구들은 고객들의 돈을 대리해서 관리해 주는 엄연한 투자법인의 구성원이다.

여수고래패밀리의 일터는 전남 여수가 아닌 광주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에 있는 굿웨일즈 사무실. 박 사장을 비롯해 처남과 두 명의 처제 등 4명의 고래들은 이곳에서 빠른 손놀림으로 주식매매를 하고 있었다. 모니터 앞에서 오른손과 왼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클릭하는 솜씨에서 '단기매매 고수'의 내공이 배어 나왔다.


주식시장이 끝나고 난 뒤 고래들은 이날의 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박 사장이 종목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둘째 처제를 질타하기도 한다.

"뭐야, 상한가 친 엔케이바이오. 그걸 왜 못잡았어!" (박 사장)
"다른 종목을 살피느라 미처 그 걸 잡지 못했어요. 또다른 종목들로 수익률을 맞출께요."(둘째 처제)

고래들은 1시간여의 회의를 마친 뒤 기자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의 엄격했던 박 사장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부드러운 형부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환한 미소로 처제들을 살갑게 대하더니 휴대폰을 꺼내들고 아내와 통화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해 잠시 통화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 아이를 임신중인 아내가 행여라도 인터뷰중에 통화가 되지 않는 고래들을 걱정할까 미리 배려한 것이다.

60㎡ 남짓한 사무실의 한쪽 벽면에는 '실력, 겸손, 공존'이라는 단어가 써있는 액자가 걸려있다. 이들의 투자신념과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별도공간에는 각종 대회에서 받은 트로피와 상장들이 즐비했다.

박 사장이 2005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실적 주식투자대회에서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횟수는 11회다. 처제인 김미영씨(29)는 5회, 정미씨(27)도 10회에 달하는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처남인 성부씨(25)도 대학생투자대회까지 합치면 상위권에 일곱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여수고래패밀리라는 이름은 박 사장이 증권계좌 아이디를 '돈고래'로 사용한 데에서 비롯됐다. 처가 식구들까지 증권투자에 나서면서 처갓집인 '여수'를 따서 여수고래패밀리로 이름을 붙였다.

박 사장의 고향은 전남 진도지만 처가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박 사장이 1남3녀 중 장녀인 부인과 결혼할 당시 처갓집은 전업투자자인 박 사장을 큰 반대없이 사위로 매형으로 형부로 받아줬다. 처제인 미영씨와 정미씨, 처남 성부씨까지 모든 형제들이 박 사장을 믿고 전업투자에 뛰어들면서 처가식구들이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업자가 된 것이다.

◆단기매매에서 돈을 벌기 위한 조건…타이밍과 손절매

박 사장은 지난해 5월18일 여수고래패밀리에서 고래라는 이름을 따서 '굿웨일즈'라는 투자법인을 세웠다. 자본금 5500만원으로 세운 이 법인에 입소문만으로도 고객이 몰려들었고 그들이 맡긴 돈만도 50억원을 넘어섰다. 굿웨일즈가 주문대리인으로서 고객 계좌를 관리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제는 굿웨일즈의 고유자산을 불리기보다 고객돈 관리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다"며 "주식과 현금의 비중은 6대 4를 기본으로 유지하되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주로 단기 매매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매매가 기본이지만 종목에 따라서는 단기의 주기는 차이가 난다. 하루, 일주일, 이주일 등으로 단위를 끊어서 매매할 종목들을 선택한다. 이렇다보니 하루에 거래하는 돈이 100억원을 넘나든다. 매매수수료만 하루 최대 1000만원을 내기도 한다.

박 사장은 단기적인 운용전략에서 '타이밍'과 '손절매' 등 두가지를 중시한다.

우선 기술적인 분석에 따라 매수타이밍을 잡는다. 주가가 1차 지지선을 형성한 뒤에 눌림목(단기조정 과정)이 발생하게 되는데 눌림목을 상향돌파할 때가 바로 '매수타이밍'이라고 박 사장은 설명한다. 하지만 그 다음에 차트가 꼬부라지면 곧바로 손절매에 들어간다.

다시말해 주가는 소폭의 등락을 거치면서 일정가격대를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느 순간 오르는 타이밍이 있으며 이 시기가 주식을 사야할 때라는 이야기다.

차트가 꼬부라질 때, 즉 손절매를 해야할 때의 원칙은 '칼같은 2%'다. 단기매매에 있어서 '2%룰'은 반드시 지키는 것이 고래들의 법칙이다. 다만 대형주의 경우에는 5%까지도 가능한데 이는 대형주의 특성상 기관이든 외국인이든 누군가는 '매수'할 여력이 남아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족과 더불어 전업투자자로서 행복해 보이는 박 사장도 불과 10년전에는 가족 때문에 눈물을 삼켰던 날이 많았다.

박 사장은 1973년 전남 진도에서 교육자 집안의 1남5녀 중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누나나 여동생과는 다르게 귀한 아들 대접을 받으며 곱게 자랐다.

청소년 시절 박 사장은 부모님 속 한 번 썩히지 않았다. 그러나 1999년 주식시장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당시 인터파크의 공모주를 청약했는데 배정을 받은 뒤 주가가 치솟는 것을 보면서 직접투자를 결심했다.

이듬 해인 2000년 그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주식 직접투자에 빠져 등록금은 물론 아버지가 물려주신 집 한채와 1억5000만원의 현금까지 몽땅 날리게 됐다. 주식을 제대로 시작해 보려는 찰나에 IT(정보기술) 버블 붕괴를 만났기 때문이다.

"2000년 1월2일과 3일에는 주가가 조금 올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는 걷잡을 수없이 떨어지더군요. 당시 삼보컴퓨터 계열 IT주로 각광받던 KDS 주가는 순식간에 6만원에서 5000원까지 꼬꾸라졌습니다."

떨어지는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면서 미수금까지 동원해 물타기를 했지만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다.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렸다. 절망에 빠져있던 박 사장을 구제해 준 것은 다름아닌 부모였다. 집안 재산을 날린 박 사장였지만 부모님은 미수금을 해결해줬고 박 사장을 신용불량자의 늪에서 건져줬다.

"아버지가 당시 당뇨 합병증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할 때 즈음이었습니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도움으로 두 달여만에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났지만 주식투자는 계속했습니다."

박 사장은 위기를 벗어난 뒤 2001년 결혼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병상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했고 박 사장은 주식투자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오히려 몇 천만원이나 되는 아버님 병원비를 보며 '내가 주식으로 많이 버나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오나 해보자'는 죽기살기 심정으로 주식투자에 매달리게 됐다. 박 사장이 병원비를 벌겠다며 주식투자에 매달리는 동안 아내는 병원에서 시아버지의 병수발을 들면서 신혼생활을 보냈다.

4년여를 병원에서 보낸 아버지는 2004년 결국 세상을 떠났다. 박 사장은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며 마음을 다져먹는다. 그는 아버지가 투병 중에 사용했던 휠체어에 앉아 매매를 시작했다. 오후 3시 주식시장이 끝난 뒤 휠체어를 만지면서 자신의 불효에 대한 자책감과 아버지에 대한 죄스러움에 눈물을 쏟아내곤 했다. 눈물과 후회 속에서도 그는 투자패턴을 분석하고 실패요인을 뜯어보면서 자신만의 매매기법을 만들어갔다.

◆사부(師父)이자 형부(兄夫)…처가에 주식투자를 전파하다

자신의 매매기법에 확신을 얻은 박 사장은 같은 해 광주 시내의 금융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 즈음에 처제와 처남들에게 직접투자를 권하면서 '돈고래'는 '여수고래패밀리'로 덩치를 키우게 된다.

당시 미영씨는 서울에서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정미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중이었다. 형부의 권유를 받아들여 각종 증권관련 자격증을 따고 여수고래패밀리로 합류했다. 전남대에 재학중이었던 처남 성부씨는 학원에서 매형의 강의를 듣고 대학생 투자대회에 참여하면서 주식시장에 발을 내딛게 됐다.

이들의 매매스타일은 비슷하다. 각자 관심있는 종목들이 조금 다를 뿐 매매하는 타이밍을 잡거나 손절매하는 방식은 같다. 처음에 사부로부터 전수받은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뭉치면 산다고 했던가. 트레이딩의 세계에서 함께하는 기쁨은 큰 수익률로 돌아왔다. 투자대회에서 개인참가전은 물론이고 단체참가전까지 휩쓸었다. '돈고래' 또는 '후천성돈결핍증'이란 아이디로 각종 대회에 참가한 뒤 오늘날 '여수고래패밀리'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2007년 부상으로 받은 상품권을 이용해 홍콩과 중국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패밀리들은 연습삼아 증권사 투자대회를 참여하기 시작했고 상위권에 들면서 종잣돈을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3위권에 들어 각종 상을 휩쓴 대회들만도 2006년에 6개, 2007년에는 5개, 2008년에는 10개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에 원금손실…"전투적인 매매로 수익률 폭발할 것"

그렇지만 여수고래패밀리는 올해들어선 각종 투자대회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외부활동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4분기에 입은 손실을 복구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다. 투자대회의 이점이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8년 10월말에서 12월은 악몽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계좌가 반토막이 나는데 처참한 심정이었죠. 하지만 이럴수록 '겸손'하자며 마음을 다져먹고 회사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박 사장은 2008년 5월 투자법인 굿웨일즈를 설립할 때만해도 자산운용사까지 사업을 확대할 요량이었다. 서울사무소는 파생상품을 주로 다루고 그 분야 전문가 2명을 영입했다. 광주사무소는 고객들의 돈을 받아 패밀리를 주축으로 현물매매에 나섰다.

대회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50억원의 고객돈을 크게 불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좌절을 경험했다. 고객들의 자금은 큰 타격이 없었지만 고래패밀리 개인 계좌는 손실이 컸다. 중소형 종목들은 손절매를 했지만 금호산업, KB금융, 두산중공업 등 대형주에 투자했던 고래패밀리들의 자금은 반토막이 됐다.

박 사장은 자신이 관여할 수 없는 분야인 파생상품 부분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12월말 서울사무소의 문을 닫고 광주사무소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사무소에서도 패밀리를 제외한 직원들을 모두 내보냈다. 사업을 늘리기 전인 지난해 4월의 대형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셈이다.

"시장이 우리에게 겸손하라고 충고해 준 것 같습니다. 고객들의 돈에서 손실을 보게된 뒤엔 더욱 전투적으로 매매에 매달렸습니다."

박 사장을 비롯한 패밀리들은 요즘 어느 때보다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3월부터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는 ‘선도주(先導株)’의 움직임을 잘 살폈다. 선도주란 주가지수 또는 업종지수의 움직임에 앞서서 이끌어 주는 종목을 말한다.

"업종별로 선도주가 오르기 시작하면 나머지 종목들은 따라 오르기 십상입니다. 여기에 주가가 저평가된 주식을 골라 ‘매수’에 들어갔습니다."

박 사장이 꼽은 선도주는 다음과 같다. 건설업종에서는 GS건설이나 대림산업이 선도주이며 금융주에서는 KB금융을 시작으로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의 순으로 주가가 움직인다. 중공업에서는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앞서서 업종의 주가를 주도한다는 이야기다.

고래패밀리들은 지난 4분기에 입었던 손실을 70%까지 복구했다. 고객들의 돈은 최대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매매하고 있다. 그러나 월등한 수익률을 올릴 때까지 실전투자대회 참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한다는 방침은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

박 사장은 실전투자대회가 직접투자하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인 장점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은 커지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의 저변도 확대되고 있는 반면, 실전투자대회의 상금이나 부상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주식투자자들은 집을 사기위해 가족을 위해 등의 목적으로 주식투자를 합니다. 이러한 점을 헤아린다면 실전투자대회의 부상으로 단순히 상금뿐 아니라 '아파트'나 '가족해외여행권' 등을 내걸어야 맞지 않을까요? 상금도 몇 년동안 비슷한 수준인데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들 수 있는 수준으로 높여야 합니다."

각종 실전투자대회를 휩쓴 고수답게 대회에 대한 조언을 빼놓치 않았다. 상금의 수준을 높인다면 예전에 투자대회를 휩쓸었던 개미들까지도 다시 끌어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실전투자대회는 '프로의 격전지'로 한단계 높은 투자대회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을 생각할 수 있는 부상들을 내놓는다면 투자자들이 단순하게 '돈이나 따자'는 개념에서 '나는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의 목표의식도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을 타게 된 투자자라면 든든한 가족들의 후원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될 수 있다고 박 사장은 주장했다.


◆"말보다 수익률이 앞서는 트레이더 될터"

"말만 앞서는 전문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실전에서 돈을 버는 모습을 보여준 뒤에 투자를 권하든 조언을 하든 해야겠지요."

박 사장이 2006년 모 증권사 실전투자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을 하고 '부드러운 주식, 더러운 주식'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적이 있다. 당시 주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도 강의에 나섰는데 그가 '하이닉스반도체'를 추천했다고 한다.

"하이닉스는 주식매매를 좀 한다하는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오를 만큼 오른 꼭지수준의 종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이라는 분이 하이닉스를 꼽더라구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꼭지종목을 추천하는 그 분이 과연 직접투자해서는 얼마를 벌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날을 마지막으로 누구 앞에 나서서 강의는 하지 않습니다. 직접 수익률로 보여줄 뿐이죠."

박 사장이 당시에 꼽은 '더러운 주식'은 이른바 작전 내지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 종목들이다. 보이지 않는 세력들은 교묘한 주가흐름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도록 유인하고 정작 팔려고 할때는 팔 수 없도록 한다. 결국 피보는 개미들은 시장에서 전사하고 계좌도 멍들게 되기 때문에 아예 가까이 하지 말라는 박 사장은 조언했다.

현재 박 사장을 비롯한 패밀리들이 주목하고 있는 테마는 환경이다. 환경관련 종목중에서도 테마는 순환되는데 일부 테마들이 소외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특히 바다에 적조현상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적조테마주를 주목하고 있다. 앤엘바이오는 적조테마 중 하나로 예상돼 매수했지만 바이오테마로 휩쓸려 너무 급등해 팔아치웠다고 한다. 나머지 종목들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렸지만 이들 종목중 하나는 주요 주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패밀리들은 지금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과 앞으로의 계획이 가장 큰 고민꺼리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법인까지 설립했지만 1년도 안돼 실패를 겪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규모로 사업을 유지하는 데 의미를 둘 것인지 아니면 예전 결심과 같이 사업을 키워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고민이 많이 됩니다만 사업을 키우기 위해 먼저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 훗날을 생각하면 이런 수준으로만 머물러서는 안되지요. 자본시장법 이후에 헤지펀드의 설립추이와 자산운용업계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사업확대를 살펴보겠습니다."

남들은 가족이라면 말린다는 주식투자를 가족이 함께 하기에 힘이 난다는 박 사장.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돈에 구애받지 않는 것'을 운용의 목표이자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 그도 처제들에게는 신랑감으로 △주식을 하지 말 것과 △나(형부)보다 나이가 적을 것을 주문하곤 한다.

"주식투자의 과정은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 어려운 과정은 비정하고 인간적이지 못하죠. 돈을 잃은 만큼 자책감도 많이 듭니다. 힘든 짐을 지는 사람은 한 집에 하나면 족합니다."

박 사장의 마지막 한 마디에는 온갖 풍파를 겪으며 11년동안 주식투자를 해 온 고뇌와 역경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광주=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