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클래스''미술작가 초대전''아나운서 특강''스포츠리더십'.

교양강좌를 연상시키는 이들 과목은 최근 경영전문대학원(MBA)들이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 예정인 것들이다. 재무 회계 마케팅 등 전문성을 높이는 강좌로만 이뤄지던 MBA 과목들이 최근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화 · 다양화 시대에 차세대 최고경영자(CEO)의 자질을 기르려면 다방면의 재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색 수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는 재학생 대상으로 오는 19일부터 '와인 클래스'를 연다. 미래의 CEO로서 꼭 알아둬야 할 와인 상식,와인 식음,와인에 얽힌 이야기 등으로 강의가 꾸며질 예정이다. 성대 MBA 이상수 실장은 "와인 클래스는 미래 글로벌 리더인 MBA 학생들이 각종 에티켓과 문화적 소양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에 꼭 필요한 와인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MBA 재학생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젊은 작가 초대전'과 각국 재학생들이 한 가지씩 음식을 마련해 함께 나눠 먹는 '포트럭(potluck) 파티'로 진행될 '세계 음식 문화전'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은 MBA 과정에서 의사소통 · 협상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지난달 2일부터 매주 목요일 아나운서 초청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특강에는 방송사 아나운서실장 등이 강사를 맡아 발성,호흡,틀리기 쉬운 표현 등을 강의한다. 김영걸 책임교수는 "미래의 CEO를 꿈꾸는 MBA 학생들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내 · 외부 고객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아나운서들의 발성법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취업 성공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앞둔 졸업 예정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말투와 목소리에 관한 강의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MBA 학생들은 이르면 다음 학기부터 강의과정에서 축구 등 다양한 운동을 하게 될 전망이다. 매일 오전 1시간씩 테니스를 친다는 서울대 MBA 안태식 원장은 "MBA 학생들이 경영 관련 전공만 익혀서는 CEO로서의 능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축구 테니스 등을 통해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르면 다음 학기 스포츠 관련 커리큘럼을 짤 것"이라며 "건강한 체력으로 더욱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