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을 팔려면 명동 상권부터 장악하라.'

서울의 핵심상권인 명동에서 중저가 브랜드숍 화장품들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하루 유동인구 150만~200만명인 명동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테스터 마켓'인 동시에,일본 ·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필수코스이기 때문.10개 화장품 브랜드가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5개까지 브랜드숍을 내고 손님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숍이란 여러 브랜드를 모두 파는 기존 화장품 전문점과 달리,한 브랜드만 취급하는 가맹점을 지칭한다.

현재 명동 일대의 브랜드숍은 24개에 달한다. 에뛰드하우스가 5개 매장으로 가장 많고,미샤와 스킨푸드가 각 3개,더페이스샵 · 이니스프리 · 잇츠스킨 · 한스킨 · 토니모리 등이 각각 2개씩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달 말 매장을 냈고,코리아나화장품도 지난 24일 화장품 판매 겸 피부관리점인 '이브로쉐' 1호점을 열어 브랜드숍 경쟁에 가세했다.

좁은 상권 안에서 24개 매장이 각축을 벌이지만 매장당 최저 월 3억~7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따라서 명동 브랜드숍 화장품의 시장 규모는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가장 매출이 높은 곳은 월 평균 12억~13억원어치를 파는 더페이스샵 2호점. 66여㎡(20여평)짜리 매장에서 연간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 웬만한 중소기업 뺨친다. 이어 에뛰드하우스 명동 1호점이 월 10억원,스킨푸드가 6억~7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신생 브랜드임에도 하루 구매 고객수가 1500여명에 달해 브랜드숍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업체 측은 평일 2000만원,주말에 3000만원을 넘어 한 달 매출 7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각 브랜드별로 전국 매출 1위 매장이 모두 명동에 있다. 이는 명동 매장 고객의 60% 이상이 일본 · 중국 등지의 관광객들이어서 1인당 평균 구매액이 3만원 이상으로 일반 매장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각 매장마다 배용준(더페이스샵) 김현중(토니모리) 비(네이처리퍼블릭) 잇코(에뛰드하우스) 등 인기 연예인들의 대형 브로마이드를 내걸어 관광객 눈길 끌기에 혈안이다.

브랜드숍들은 다음 달 초 한 · 중 · 일 3국의 황금연휴 특수에 부풀어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일본인 관광객용 쇼핑가이드 5만부를 만들어 29일부터 공항 · 호텔 · 매장에서 배포한다. 다만,돼지 인플루엔자(SI)로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