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실에 대한 회사의 전폭적 지원이 개발자들의 창의력을 북돋우는데 큰 힘이 됐다. "

닌텐도의 게임개발본부장인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56)는 닌텐도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1980년대 동키콩과 닌텐도DS 위(Wii) 등 대박 게임을 잇따라 개발해 '게임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로 불리는 그를 최근 교토 본사에서 만났다.

―창의력 원천은 무엇인가.

"게임 개발자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본다. 닌텐도는 개발자들도 모두 월급제여서 어떤 개발자가 대박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큰 돈을 버는 건 아니다. 대신 게임개발실 직원들은 개발비 등 예산을 무한정 쓸 수 있다. 재산은 많이 못 모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

―원래 게임 개발자를 그렇게 우대했나.

"야마우치 히로시 상담역이 사장 시절부터 그랬다. 무섭기로 유명한 야마우치 사장이었지만 개발실 직원들이 지쳐서 유급휴가를 신청하면 '회사는 수익을 내고 있으니 걱정말고,편히 쉬고 오라'고 허락했다. 게임개발실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부하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해선 안 된다는 게 야마우치 사장의 철학이었다. "

―닌텐도 개발실의 특징을 꼽는다면.

"늙은 개발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20년 이상 게임을 개발해온 40~50대 게임 개발자들이 30명 정도 된다. 게임은 반드시 젊은이만 개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젊음'이라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사고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게임개발실은 철저히 도제식으로 운영한다. 개발실의 선후배 관계는 스승과 제자다. 선배들이 지식과 노하우를 후배에게 전수하고, 후배들은 그걸 더 발전시키는 게 닌텐도의 전통이다. "

―닌텐도의 게임 개발 인력은 얼마나 되나.

"전체 사원 중 70%가 게임 인력이다. 사내 개발직원 1000명, 외부 회사 인원 1000명 등을 합쳐 2000명 정도가 닌텐도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

―본사 7층 건물에 회의실 응접실만 40개가 넘는 것으로 들었다. 왜 그렇게 많은가.

"게임 개발 직원들이 수시로 회의를 열어 아이디어를 교환해야 하고, 외부에서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갖고 오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좋은 게임은 책상머리가 아니라 토론 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

―닌텐도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5세부터 95세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폭넓은 연령층에서 흥미를 갖도록 하려면 어떤 놀이거리가 좋을지를 항상 고민한다. 게임이라는 게 원래 '즐겁자'고 하는 것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

교토=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