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한 긴 다리와 짤막한 허리, 볼륨있는 가슴과 가느다란 목선.

1959년 3월 9일 세상에 태어난 ‘바비 인형’은 50살의 할머니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뛰어난 몸매를 자랑하며 최고의 미인에게 붙는 수식어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바비가 실제 여성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영국 뉴스 매체 BBC는 바비의 반세기를 기념하며 수학 계산과 포토샵을 이용해 ‘살아있는 바비’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바비 인형의 표준 신체사이즈는 가슴 4.6인치, 허리 3.5인치, 엉덩이 5인치. 마냥 예쁜 바비 인형이지만 이 비율을 실제 여성의 몸에 적용시켜 보면 어색하기 짝이 없는 결과가 나온다.

키 168cm, 허리 사이즈 28인치의 모델에게 바비 인형의 비율을 적용시켜 본 결과, 모델의 본래 허리사이즈를 유지한다면 그녀의 키는 2.28m로 걸리버처럼 우뚝 솟게 된다. 또한 만약 모델의 키에 비율을 맞추면 20인치의 개미허리와 27인치의 가슴, 29인치의 엉덩이로 날씬하긴 하지만 머리 크기와 비율이 전혀 맞지 않는다.

결국 현실 세계에서 '바비 인형같은 몸매'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일전에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연구팀은 바비 인형의 체형을 가진 여성이 10만명 당 1명꼴로 있음직하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실제 여성의 몸매를 바비 인형의 비율로 늘린다면 몸의 균형이 너무 맞지 않아 제대로 서있을 수도 없을 것이며, 필요한 17~20%의 체지방이 결핍된 상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성하기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혀 건강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은 것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킹스 칼리지의 자넷 트레져 교수는 “바비의 몸매와 비율은 오늘날 편재하는 ‘깡마른 몸매’에 관한 이상을 부추기는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 유행하는 거식증 열풍처럼 대중들에게 잘못된 미적 관점을 심어주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이 10만명 중 한명 꼴로 바비 인형의 체형을 가지는 반면 남성의 경우 무려 50명중 한명이 남자 바비 인형의 체형을 가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실이 ‘이상적인 몸매’에 관한 환상이 여성의 경우에 더욱 비현실적으로 고착돼 있음을 시사하고, 이는 여성들에게 바비 인형과 같은 비 정상적인 신체 사이즈에 대한 압박감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보고 있다.

뉴스팀 이나연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