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을 방문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 포기한다면 북 · 미 간 관계 정상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13일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그리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양국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의 오랜 휴전체제를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의 에너지와 다른 경제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지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온 6자 회담 안에서의 대북 정책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과 클린턴 장관의 방한 등에 즈음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핵폐기 프로그램 진행 여부에 따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에너지,비료 등의 우선 지원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정부는 클린턴 장관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비하기 위해 탄도 미사일 감시기 RC135S(코브라볼) 2대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에 긴급 배치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생일을 하루 앞둔 북한은 다양한 경축행사로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북한은 14일 경축 행사인 '김정일화 축전'을 개막하고 15일 평양에서 '2 · 16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또 14일 인민문화궁전에서 기록영화 '위대한 영도의 빛나는 역사'를 상영하며 주체사상 선전에 힘을 쏟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구동회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