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도 메이도프 사건 조사키로

500억달러 규모의 월가 최악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사기수법)을 벌인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버나드 메이도프(70)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법원으로부터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

뉴욕 맨해튼의 연방법원은 17일(현지시간) 메이도프의 신병을 그의 맨해튼 아파트로 제한하는 가택연금 조치를 취하고 전자감시 장치를 착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메이도프는 저녁 7시부터 오전 9시까지는 집 밖에 나갈 수 없으며 당국과 미리 협의된 약속 외에는 외출을 할 수 없게 됐다.

메이도프는 이날 보석조건 협의를 위해 부인과 함께 법원에 출두해 그가 보석 조건을 어기고 도주 등을 할 경우 맨해튼 아파트와 플로리다 팜비치 및 뉴욕주 몬타우크의 저택 등을 몰수당하게 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메이도프는 보석에 필요한 1천만달러 보증서에 4명의 보증을 받아야 했으나 그의 사기사건이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는 가운데 부인과 형을 제외하고는 그의 폭넓은 지인 중 아무도 나서지 않아 추가로 필요한 2명의 보증인을 구하지 못해 부인의 여권을 반납하고 이들 주택을 담보로 내놓는 것에 합의했다.

법원은 메이도프에게 오는 22일까지 새로운 조건의 보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토록 했다.

메이도프의 사기사건으로 금융감독당국의 감독 실패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신들의 감독 업무에 잘못이나 비리가 있었는지 자체 조사에 나선데 이어 의회도 자체 조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원 자금시장소위원회 위원장인 폴 캔조스키 의원은 이번 사기 사건과 관련한 의회 조사를 내년 1월 초에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SEC의 자체 내부조사를 지시한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이날 현재로서는 직원들이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에는 SEC가 10년 동안 메이도프의 금융사기 의혹에 대한 완벽한 조사를 하는데 번번이 실패했다고 지적하면서 데이비드 코츠 SEC 관사관에게 자제 조사를 실시토록 했다고 밝혔었다.

한편 메이도프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봤다는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메이도프투자증권의 청산 절차를 맡고 있는 증권투자자보호공사(SIPC)는 투자자의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데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메이도프의 고객인 개인과 기관들이 자신들이 입은 손실이 얼마나 되는지를 여전히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공개되거나 보도된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가 340억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