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미국의 새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IT에 대한 시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오바마 당선자는 정보기술(IT) 정책을 총괄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등 강력한 추진체계를 바탕으로 정보화를 적극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전역에 차세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와 바이오연료 산업을 적극 육성해 500만개의 녹색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IT와 환경산업을 미국의 재부흥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우리 정부는 미국보다 한 발 앞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보화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인프라 분야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산업 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네트워크나 서버장비,소프트웨어,원천기술 등 핵심 분야는 여전히 외국산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으며,공공정보화사업도 대부분 소수 대기업을 중심으로 집행되고 있어 중소 IT기업들의 설 자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시스템도 연계ㆍ통합이 부족해 호환성 및 활용성에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요즘 일각에서는 "이미 정보화는 끝난 것이 아니냐"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마당에 더 이상 정보화에 관해 논의하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보화에는 끝이 없다. 정보화는 하면 할수록 해야 할 일이 더욱 다양하게 많아진다. 그 첫번째로 해야할 게 기존의 '정보화 1.0'에서 참여와 활용,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는 '정보화 2.0'을 추진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정보화를 통해 멋진 도로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위를 달릴 자동차와 건물을 만들고 내부를 손질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완성될 때 국민들이 진짜 정보화의 편리함과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IT의 특징 중 하나인 개방과 소통을 통해 사회적 통합을 추진하는 일도 시급하다. 인터넷 등 IT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 구성원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은 물론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의 참여와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은 다시 한번 IT를 통해 잠자고 있던 우리 국민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깨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