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항목은 80세까지 보장

100세까지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기존 보험상품의 만기는 대부분 80세였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80세 이후에도 보험의 혜택을 받고 싶어하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세 보험'도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80세까지만 보장하며 만기가 80세에서 100세로 늘어남에 따라 내야 할 보험료가 많아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 100세까지 보장

현대해상이 2006년 손보업계 최초로 치매 관련 담보에 대해 100세까지 보장하는 '닥터코리아 간병보험'을 선보인 이후 100세 보험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특히 실손형 민영의료보험이 100세 보험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비 보험'이나 '병원비 보험'으로 불리는 이 상품은 실제 들어간 병원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해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흥국쌍용화재가 의료비를 100세까지 지급하는 '행복을 다(多)주는 가족사랑보험'을 선보인 데 이어 동부화재와 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이 유사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상품은 지급하는 보험금 한도도 대폭 올렸다. 기존의 민영의료보험은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하면 최고 3000만원까지,통원 치료를 받으면 하루에 1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흥국쌍용화재는 입원비 보험금 한도를 5000만원까지 올리고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는 통원치료비 지급 한도를 하루당 20만~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부 상품은 의료비 외에 고령자들의 간병비와 장례비,위로금 등도 준다.

최근에는 모든 보험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통합보험도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100세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년층의 의료비 지출이 커지고 있다"며 "보험 가입 시 가급적 만기를 길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 주의할 점

100세 보험도 약점이 있다. 우선 모든 항목을 100세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가령 상해는 100세까지 보장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는 80세까지만 주는 상품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손보사 상품은 질병 사망의 보장 한도가 일률적으로 80세로 묶여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간병비나 치매 치료비 등 노년에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항목은 보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통원 의료비 보장 금액을 높이면 본인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통원 의료비 보장액이 10만원이라면 본인부담금이 5000원에 불과하지만 보장액이 30만원 또는 50만원으로 커지면 본인부담금도 1만원으로 높아진다.

이럴 경우 내야 할 보험료도 많아진다. 특히 월 보험료가 올라가지 않고 보험료 납부 기간이 '가입 후 20년'이 아닌 '가입 후 25년'이나 '70세까지' 등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의료비 외에 다른 항목의 보장 기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의료비는 100세까지 보장하면서 다른 항목의 만기는 80세까지만 돼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보험 서비스업체인 인슈넷 관계자는 "100세 보장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 항목만 100세까지 보장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항목이 충분히 보장되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