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는 글로벌 야후의 아이디어 창고다. " 작년 말 수잔 데커 야후 사장이 방한 당시 야후코리아 직원들 앞에서 한 말이다.

한때 국내 1위 포털로 명성을 떨치다 3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데 대한 격려일 수도 있겠지만 '미니 사전''야후 거기''실시간 교통 서비스' 등 한국에서 개발한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한 칭찬이기도 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도 미국 SNS(인맥관리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활용됐고,네이버가 개발한 지식 검색은 글로벌 야후를 비롯 다양한 사이트에서 차용됐다. 한국이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도 '테스트 베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만에서 인기 폭발… 야후 미니 사전

야후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97년이다. 10여 년의 축적된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야후코리아가 개발한 서비스들 가운데 상당수가 글로벌 야후로 역수출됐다. 다른 어떤 시장보다 경쟁이 치열한 데다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날카로운 한국적인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대표적인 '수출품'은 야후 미니 사전이다. 모르는 단어에 펜 모양의 커서를 갖다 대면 사전 검색 결과가 바로 뜨는 서비스로 작년 12월 대만과 홍콩에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병석 야후코리아 마케팅팀 차장은 "서비스를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내려받기 수가 30만건에 달했다"면서 "현지 신문들도 혁신적인 서비스라며 대서특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미니 사전은 야후코리아가 독자 개발해 2005년 8월부터 국내에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무료이며,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업을 하던 도중 모르는 단어에 마우스로 미니 펜을 갖다 대기만 하면 사전 검색 결과가 바로 뜬다. 별도로 단어를 검색창에 입력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야후 지역 정보 검색은 '거기'로 통해

2004년 야후코리아가 지역 검색 서비스로 만든 '야후! 거기'도 역수출된 인터넷 서비스 사례다. 영국 독일 등 다른 국가의 야후 사이트들은 '거기'란 한국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정확한 동을 모르거나 인기 지역이 아니더라도 '빅벤 근처 박물관' 등 주요 건물명이나 지역명만 입력하면 지역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1마일,1㎞ 등 검색 반경을 지정해 그 안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야후 차이나에서도 한국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생활 서비스(life.cn.yahoo.com) 메인 화면에 있는 라이프맵(路客故事·ditu.cn.yahoo.com)이 주인공으로 야후코리아가 작년 5월 개발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여행기나 일상 이야기를 담은 사진과 스토리를 지도 위에 저장하고,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색다른 지역 정보 검색 방식이다.

김병석 차장은 "야후코리아가 올 6월23일 국내 포털 가운데 처음으로 사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지도 위에서 고속도로는 물론 수도권 및 부산 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 상황을 정체,지체,서행,원활 등으로 표시해 한눈에 소통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Live) 교통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글로벌 야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버 '지식검색',싸이월드 '도토리' 해외로

야후코리아 외에 네이버,싸이월드의 서비스도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식 검색은 미국 야후의 앤서스(answers.yahoo.com)를 포함해 20여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서비스되는 등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야후 재팬은 '지혜 봉투'라는 명칭으로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온라인 머니인 싸이월드의 '도토리'를 벤치 마킹하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