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지난 6일 방한,'PC 안의 천문대'라는 웹 서비스를 선보였다. 수백만원짜리 천체망원경을 구입하거나 슈퍼 컴퓨터를 갖춰야 볼 수 있는 토성 등 우주의 모습을 PC나 모바일 기기로도 볼 수 있는 서비스였다.

#2. IBM이 주도하는 월드 커뮤니티 그리드(WCG)는 최근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 WCG의 중앙 서버가 웹을 통해 접속,개인 PC의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소프트웨어만 내려받으면 가능한 이 일에 전 세계 약 100만대의 PC가 참여했다. 덕분에 필리핀에 본부를 둔 국제미작연구소는 200년이 족히 걸렸을 '세계를 위한 고영양 쌀 프로젝트'를 단 2년 만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포스트 웹'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책상 위의 PC로 우주 탐험을 즐기고,세탁기 고장도 원격으로 수리할 수 있으며,기업마다 슈퍼 컴퓨터를 한 대씩 갖추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핵심은 인터넷을 통한 개방과 공유의 확장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마술

문서,그림,동영상 등을 공유시키는 개념의 기존 월드와이드웹(www)과 달리 '포스트 웹'은 이전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대용량 정보들은 물론이고 최첨단 연구장비와 인적 자원까지 함께 쓸 수 있도록 한다.

인터넷을 상상력과 창조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포스트 웹'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꼽는다.

이 기술은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저장해 놓은 뒤 언제 어디서나 기본 기능을 갖춘 단말기로 복잡한 컴퓨터 작업을 수행토록 하는 게 특징이다.

에릭 슈미츠 구글 CEO(최고경영자)는 "미래 인터넷 경제의 최대 화두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속화"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도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로 PC는 사망 선고를 당하게 되지만 결국 디지털 라이프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메모리칩이 없는 휴대폰으로도 기존 PC에서 했던 작업들을 할 수 있게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미래 가치는 무한하다.

이미 인터넷을 이용한 자원 공유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난치병을 치유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스타이어는 사내 PC를 연결,자동차 충돌 실험 시간을 기존 72시간에서 4시간으로 크게 줄였다.

◆안방 PC를 슈퍼 컴퓨터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유방암 연구센터는 미국 각 병원과 연구 기관에서 수집한 모든 유형의 유방암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모아 유방암 발병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류경동 IBM왓슨연구소 연구원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면 기업들은 대형 서버나 비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구입할 필요가 없게 된다"며 "이에 따른 비용 감소가 기업 운영에 미치는 효과는 막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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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풀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저장,기본 기능을 갖춘 단말기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일들을 더 이상 지상(개인 PC)에서 하지 않고 구름 위(중앙 서버)로 올려보낸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구글이 상용화할 예정인 온라인 오피스(문서작업 소프트웨어)가 초보적인 단계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