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서울에서 처음으로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나왔다.

이런 아파트는 그동안 지방에서 나왔으나 수도권 집값이 동북부를 제외하고 최근 약세를 이어가면서 서울과 수도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1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 주상복합아파트 '성원상떼빌' 121.8㎡형(36평형)은 분양가(4억3955만원)보다 1000만원 낮은 4억2955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실제 매매가는 호가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이 아파트는 2004년 5월 분양 당시에는 2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으나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분양가 아래로 내려갔다.

서울 송파구 '가락스타클래스'는 시세가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송파구에서는 보기 드물게 분양 후 웃돈이 전혀 붙지 않은 사례다.

2005년 9월 분양된 111.8㎡형(33평형)을 2년 전 가격인 5억1000만원에 그대로 살 수 있다.

경기권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현진에버빌1차'는 지난해 9월 후분양 방식으로 79.3㎡형(24평형)이 3억1200만원에 분양됐지만 현 시세는 이보다 5700만원이나 떨어진 2억5500만원 선이다.

이처럼 서울과 수도권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약세가 지속돼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집값의 '척도'인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강동구 등 강남권 4개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올초 잠시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반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남구 도곡동 '렉슬'은 올 들어 평형별로 2000만~1억원 빠지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버블세븐 지역인 용인 수지구 성복동 LG빌리지 6차도 올 들어 1년 전에 비해 최고 1억원 이상 빠졌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하반기부터 값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나오면 수도권 '깡통아파트'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정호진 기자 van7691@hankyung.com

< 용어풀이 >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는 시세가 입주 후 분양가 밑으로 떨어져 집주인이 손해를 보고 파는 아파트를 말한다.

주식을 외상 거래하다 원금을 까먹은 '깡통계좌'에 비유해 일명 '깡통아파트'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