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의혹이 제기된 박수근 화백의 유화 '빨래터'(72×37㎝ㆍ낙찰가 45억2000만원)에 대해 국내 최대 감정기구인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위작 의혹을 제기한 격주간지 '아트레이드' 측은 감정 방식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진위 공방은 법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의 '빨래터'감정특별위원회(위원장 오광수)는 9일 오전 10시부터 5시간여 동안 서울 인사동 사무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2차 재감정에서 안목감정 및 과학적인 분석 결과 이 그림이 진품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광수 위원장은 "이날 감정에 참가한 감정위원 및 외부에서 위촉된 전문가들은 대체로 진품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사안이 중대한 만큼 안목 감정 외에도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정밀 감정을 통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또 "과학적인 감정을 위해 외부기관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작품 컨디션리포트)에서도 위작의 근거를 잡아내지 못했다"며 "이번 감정에 참여한 박수근 화백의 장남 성남씨를 비롯해 박 화백의 그림을 가장 오랫동안 다룬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회장 등 전문가 20명 중 19명이 대체적으로 진품 의견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이 작품을 판매한 서울옥션은 이날 "연구소의 발표 내용을 존중하겠다"며 "회사 명예와 손실에 관련된 부문은 민사 및 형사상의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트레이드'의 류병학 편집주간은 "대부분이 화랑 주인들로 구성된 감정연구소의 감정 결과에 승복할 수 없으며 학계 등 제3자들로 이뤄진 감정단이 다시 구성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빨래터'는 강가에 나란히 앉아 빨래하는 여인 6명을 그린 작품으로 미술시장 전문 격주간지 '아트레이드'(발행인 강병철)가 지난 1일 출간된 창간호에 '짝퉁 의혹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실으면서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