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블로거인 김태우씨(29)는 독특한 인물이다.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대기업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블로그 운영에 정력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의 앞선 정보기술(IT)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영어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어 블로그 '테크노김치'(technokimchi.com)로 유명해져 CNN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씨는 서울 용산고 1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학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해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2003년 귀국 후에는 IT 서비스 업체인 삼성SDS에 입사했다.

회사에서는 인트라넷 구축과 웹 서비스 연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약 4년 만인 지난 4월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왔다.

블로그 운영에 주력하기 위해서였다.

남들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블로거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김씨는 "웹2.0(사용자 참여형 인터넷)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4년 10월부터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해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컨퍼런스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김씨는 "컨퍼런스에 갔다가 웹2.0이 확산되면 인터넷 세상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며 "그 세상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인기 블로그인 '태우's Log-web 2.0 and beyond'(twlog.net)와 영어 블로그 '테크노김치'를 포함해 모두 5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5개 블로그를 충실하게 운영하려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정도"라고 했다.

그가 보여준 수첩에는 시간대별로 약속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이미 5000명이 넘는 정기 구독자를 확보했다.

전업 블로거로서 김씨는 생계를 어떻게 꾸릴까.

김씨는 기자의 질문에 "독신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의와 기고가 많아 어렵지 않다는 것.그는 올 4월 '웹2.0 여행'이란 것을 떠나겠다고 블로그를 통해 알리면서 처음으로 블로그 구독자들로부터 금전적인 도움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컨퍼런스에 참가하고 관련 기업을 방문하는 여행이었다.

그가 이 계획을 블로그에 공지하자 300만원이 넘는 성금이 들어왔다.

하지만 김씨는 도움을 받고 난 후 오히려 블로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동안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을 책으로 펴 낸다.

'자신(me)이 주인공이 되는 인터넷의 경제학'이란 뜻으로 책 이름을 '미코노미'라고 지었다.

김씨는 "전업 블로거로서의 삶은 아무도 나에게 강요하지 않지만 콘텐츠를 왜 계속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제일 어렵다"며 "하지만 블로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이 인생을 걸게 만든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