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은 최근 헤드헌팅회사를 통해 3명의 행정실 교직원을 채용했다.

3명 모두 외국계 기업 출신 영어 능통자로 이 중에는 마케팅 전문가도 포함됐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외부 전문가를 행정 교직원으로 영입한 후 업무 속도가 2~3배 빨라졌다"며 "이는 공무원 조직인 서울대 교직원 사회에 이례적인 채용으로 앞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성균관대 글로벌 MBA 학생 담당 교직원은 얼마 전 미국 MIT 비즈니스스쿨로 교직원 연수를 한 달간 다녀왔다.

그는 "그곳에서 교직원이 '비즈니스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학생 업무 담당자가 학생을 '고객'이라고 부르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학의 마케팅·비즈니스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행정 직원의 경쟁력이 학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외부에서 전문 인력을 특채하거나 행정서비스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균관대 글로벌 MBA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해외 마케팅을 20여년간 담당한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는 "세계 명문대 반열에 오르려면 대학에도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촌의 한 명문대는 최근 공인회계사(CPA) 자격증 소지자를 경리과 특채로 뽑았다.

대학의 재정 운용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회계 전문가가 필요했던 것.

앞으로 대학가에서는 외부 인재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이미 해외 유명 대학들은 교직원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떴으며 거액을 주고서라도 인재들을 데려온다"며 "국내 대학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직원들이 기업과 같은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하는 대학도 있다.

중앙대는 2학기부터 모든 행정서비스에 실명제를 도입,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책임 있고 친절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해외 유명 대학처럼 교직원의 친절도가 곧 교직원의 경쟁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학들이 교직원 능력과 행정서비스 향상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교직원 경쟁력이 대학의 종합 평가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평가 관계자는 "주로 교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한다"며 "최근 들어 대학평가에서 교직원 비중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 행정 직원들은 공무원 못지않은 '철밥통'으로 인식돼 왔다"며 "그러나 앞으로 대학가에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경우 경쟁력 없는 직원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