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2008년 매출비중 축소… 새버전 '윈도7' 2010년 발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초 야심차게 내놓은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비스타'가 뜨지 않고 있다.

초기에 제기됐던 호환성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는데도 붐이 일지 않고 있다.

MS 본사는 내년도 OS 매출에서 윈도비스타 비중을 낮춰잡았다.

이러다간 '윈도ME'처럼 '과도기적 OS'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MS는 최근 당초 85 대 15로 잡았던 2008년도 윈도비스타-윈도XP의 매출 비중을 78대 22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소프트웨어(SW)산업 위클리'에서 '윈도비스타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 윈도XP란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6월 말 현재 윈도비스타 비중은 4.5%에 그쳤다.

MS가 윈도비스타 매출 비중을 낮춰잡은 것은 멀티미디어와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했는데도 선호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윈도XP에 비해 불편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관련업계는 MS가 하향조정한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할 경우엔 윈도비스타가 윈도98에 이어 나온 윈도ME나 윈도2000처럼 잊혀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로 윈도비스타를 사용하다 윈도XP로 돌아가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A사의 김모 상무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윈도비스타는 윈도ME처럼 '지나가는 OS'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고 전했다.

윈도비스타의 강화된 기능이 각종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 불편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김 상무는 "윈도비스타 OS 기반으로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시스템 설정이 바뀌면서 프로그램이 날아가 버리는 등 어이없는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며 "결국 윈도비스타를 지우고 윈도XP를 다시 깔았다"고 얘기했다.

일반 사용자도 마찬가지다.

서울 용산전자상가 PC 판매점 관계자는 "윈도비스타 PC를 구매한 고객이 윈도XP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윈도비스타의 보안 수준이 윈도XP보다 높아 불편하고 귀찮다는 게 이유라고 했다.

무엇보다 사용자 계정을 제어하고 액티브X(인터넷뱅킹,게임,전자정부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프로그램) 실행을 제한하는 게 불만 요소다.

현재 주요 포털과 금융권,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윈도비스타 호환성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고 하지만 이용 도중에 브라우저가 멈추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MS는 최근 윈도비스타 후속 버전인 '윈도7'을 2010년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은 '위클리'에서 "많은 사용자가 윈도XP에서 윈도비스타로 바꾸는 것을 주저하는 상황에서 다음 버전 발표가 났으니 윈도XP에서 윈도7로 바로 가려는 사용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